about love

 

‘사랑’이라는 것을 한마디로 정의 할 수 있을까요?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자유롭게 흐르는 플루이드 아트 기법과 

입체적인 느낌을 주고자 투명한 크리스탈 기둥을 세워 결코 평면적이지 않은 사랑의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사랑의 왕도 : 양동현]

처 음 으 로 좋 아 하 는 사 람 이 생 겼 다 만 나 게 됐 다 헤 어 지 게 됐 다

좋 아 하 는 사 람 이 생 겼 다 재 게 됐 다 만 나 게 됐 다 헤 어 지 게 됐 다

좋 아 해 주 는 사 람 이 생 겼 다 만 나 게 됐 다 질 렸 다 헤 어 지 게 됐 다

좋 음 을 위 한 사 람 들 이 생 겼 다 만 나 고 만 나 고 만 났 다 헤 어 졌 다

또 다 시 사 람 을 좋 아 하 게 됐 다 만 나 게 됐 다 싸 운 다 푼 다 또 싸 운

 


권태기, oil pastel on canvas, 41x27, 2021

 


 

무의미, acrylic on canvas, 27x41, 2021


사람, acrylic on canvas, 41x27, 2021

 


 

첫사랑, acrylic on canvas, 10x10, 2021

 


 

20대에 이제 막 들어선 나는 육체적인 병에 걸릴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만난다 하더라도 치료를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22살, 어느 날 갑작스럽게 시작된 배의 통증은 해를 거듭해도 사라지지 않았고
통증의 원인도, 그 실체도, 그리고 그 결과도 알지 못했다.
통증 앞에 모든 일이 무용지물이 되어 살아가기도 버거운 마당에 그림을 그리는 것 역시 흥미가 생기지 않았다.
빳빳한 종이도 싫었고 울퉁불퉁한 캔버스도 싫었고 불투명한 유화도 싫었다.
마치 세상의 답이 정해져 있다고 강요 받는 느낌이 들어 거부감이 들었다.
통증의 답을 찾아 다녔지만 매번 실패만 하는 내게 그런 그림은 너무 가식적이었다. 

 

그래서 천을 집었다.

아픈 내 몸에 상처를 낼 수 없고 오직 부드럽게 감싸 안는, 천.
늘어나고 줄어들며 공간을 넘나드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천.
위에 올리는 물감마저 내 마음대로 통제가 되지 않는, 천.
천은 정답을 찾아 나서지만 실패를 거듭하는 나의 행로와 같았다.
머릿속에 그린 완성된 모습이란 없다. 제멋대로 번져가는 물감은 그림을 망쳐버릴 수도, 효과적 표현이 될 수도 있다.
오직 내가 집중하는 것은 지금 이 순간 물감을 머금은 붓과 물을 머금은 천이다.

 


정상, 스판 천에 수채화와 수채 색연필, 100x115, 2021

 

현대에서 ‘정상적’인 삶을 위해서는 과거의 실수를 바로 잡고 미래를 향해 달려가는 삶의 방식이 필수이다.
그렇기에 ‘정상’적인 삶에는 미래와 과거만 존재할 뿐 현재의 순간을 찾아볼 수 없다.
현재를 상실하고 동시에 잊혀진 몸의 감각은 더욱 빠르게 달려가려는 현대인의 욕심에
결국은 ‘비정상적’인 병을 얻게 된다.
그제야 모든 게 멈춰지고 현재가 나타난다. 지금 여기, 몸의 모든 움직임을 감각해본다.
통증이 있는 곳과 없는 곳, 뛰는 심장과 차가워진 발.
머리를 낮추고 나의 몸을 바라본다.
‘비정상적’인 몸과 몸이 섞여 ‘정상’을 흩트려 놓는 행위를 통해 나를 이해하고 돌아보며
너, 그리고 우리를 받아드려 본다.

정상(2), 쉬폰 천에 수채화와 수채 색연필, 107x92, 2021.7

 

몸에 대한 응시는 하루 하루 이어져 나갔다.
끝을 알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응시하고 또 응시한다.
같은 방식의 응시였지만 항상 다른 결과를 낳았다. 통증은 다 하루도 같은 적이 없었다.
그래도 묵묵히 아픔과 그 아픔을 잊기 위한 육체에 대한 집중은 이어져 나갔고
그 수많은 날들을 잊지 못하고 쌓아갔다.
통증과 응시는 ‘개선’되거나 다른 모습으로 ‘대체’되는 것이 아니었다.

경험이 쌓일수록 명확해질 것 같지만

쌓으면 쌓을수록 형용하기 어려운 형상이 나타날 뿐,

이 전의 경험들이 희미하게 번져 올라간 이미지는 점점 모호해져 간다.

수 많은 통증, 응시, 감내, 절규를 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작품은 바라보는 감상자에게 그 너머의 세상을 투명하게 보여준다. 
마치 정답을 바라며 쌓아 올린 날들을 모두 수용하지만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위한 혈투를 멈추고,
그저 묵묵히 살아가라는 듯이, 그리고 그저 지금 현실에 집중하라는 듯이.

 


돌봄, 쉬폰 천에 수채화와 자수, 61.5x42, 2021

 

어머니가 떠 주시던 옷을 입고 자란 아버지는 
할아버지에 가까워진 지금이 되어서
첫걸음을 내디딘다. 
그의 손길이 어린 소녀였던 나의 손길보다 서툴다. 
여자 ‘짓’을 한다며 장난을 치는 친구의 말에도 불구하고, 
힘 조절이 되지 않아서 손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데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떠나가는 그가 
아름답다. 

 


찰나, 레이온 천에 수채화 스프레이, 103x65, 2021

 

‘애愛’는 어떻게 드러나는 걸까.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자신을 인지하고 사랑해야 하고 
더하여 타인을 사랑하며 혹은 사랑해야만 살아갈 수 있다. 
하나의 요소로는 표현될 수 없는 사랑은 
약간의 몸동작, 표정, 말투, 행동 혹은 보이지 않는 어떤 것들의 합쳐서 받게 되고 전해진다.
그 찰나의 순간을 담고자 했다. 표현되는 수 만 가지의 사랑의 신호가 벌어지는, 잊혀지기 쉬운 그 소중한 순간을. 

 

 

가을 맏이의 노을

 

그 속에 마음 숨겨내고서

 

만월에 불현듯 그대를 그린다

 

 

 

 

잔향이 스쳐와

 

멍에의 흔적 모두 꺼내고

 

모든 손짓으로 다시 한번

 

사랑하리라고

 

날 떠미는 계절은

 

 

 

 

물들이고 젖어드며

 

하늘을 드높이는 이여

 

다가오게 될 순백에

 

숨이 문득 시린데도

 

 

 

 

고개 들고 또 걸어가오

 

당신 나를 꿰뚫는 이여

 

푸른 빛에 얽힌 붉음도

 

빗 물결에 던져주고

 

 

흘러가오

 

 

 

 

 

 

<연분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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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태양이

 

자줏빛 할퀸 하늘을 넘는 것

 

근거 없는 눈물이

 

흘러 바다를 이루는 것

 

 

 

 

바람이 불어오는

 

상사화 필 무렵의 꿈결처럼

 

그런대로 그것은

 

두서없는 어느 해의 여름과도 같이

 

 

 

 

그 시절 그 모든 것

 

그저 내게로 향할 것만 같아

 

잠시 멈춰서서

 

체온을 나눈 적은

 

단 한 번도 없고

 

 

 

 

우리 함께 울었던

 

서로의 눈을 바라보지는 못한

 

그때를 나는

 

사랑이라고 부르기는 하네

 

 

 

 

 

 

<진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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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름을 훔치던 봄의 정취

 

별이 예쁘던 집 앞의 공원

 

꿈이 펼쳐지던 한 칸의 열람실

 

잠 못 이루며 뛰쳐나가던

 

대학로 속의 신축 원룸

 

 

 

 

하오에 이는 물결처럼

 

온화하였을 우리의 뒷모습

 

숨을 들이쉬면 사윌 것만 같이

 

사랑과 아주 닮은, 녹음

 

 

 

 

그것만을 기억하고

 

모든 어휘와 손짓으로 다가서며

 

새까맣게 칠한 밤을 넘길

 

기도하던 마음이 있어

 

 

 

 

그 해의 치맛자락에

 

못 견디게 두 눈이 가까워지면

 

당겨진 시야의 거리만큼

 

우리는 무엇을 잃게 되었나

 

 

 

 

 

 

<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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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23-26, 97×130cm, 장지에 혈액, 2021

 

본작품의 제목인 시편23-26은 성경의 구절로 내용은 이하와 같다

주여, 깨소서. 어찌하여 주무시나이까. 일어나시고 우리를 영원히 버리지 마소서.어찌하여 주의 얼굴을 가리시고 우리의 고난과 압제를 잊으시나이까.우리 영혼은 진토 속에 파묻히고 우리 몸은 땅에 붙었나이다일어나 우리를 도우소서 주의 인자하심으로 말미암아 우리를 구원하소서.

 

이는 본래 고통은 죄에 대한 벌임과 동시에 신앙심을 증명하는 표지이기에

신자는 고난 가운데서도 끝까지 신의 구원을 향해 손을 들고 기도해야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허나 신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한자들을 보다는 악한 자들이 더욱 빠져나오기 쉬우며 악을 방관.방치하는것으로 보아 인간과 선이라는 개념보단 악에게 더욱 애착을 쏟는다고 볼수 있다.

 

또한 요한묵시록에서도 인간은 다수가 고통받지만 악마들은 불구덩이에 던져질 뿐 소거되지 않고 오히려 천년 뒤 다시 일어날 것이라는 내용으로 끝마쳐진다.

 

이러한 내용과 시편의 구절을 결합하여 그린 그림으로 인간들은 고난의 상황에서도 신에게 의지하며 믿고 구원을 바라지만 정작 신은 천사들을 보내 인간에게 고난을 더하며, 자신이 더욱 사랑하는 악을 오히려 구원하는 모습으로, 인간이 아무리 선하더라도 신은 악을 더욱 사랑하기에 부질없는 짓이라는 것을 그려내고 싶었다.

 

아네모네(Anemone), 116.8x91.0, acrylic on canvas, 2020

 

 

사랑에는 여러 의미가 있다. 그 중 두 꽃말을 찾아서 인물의 행동에 의미를 부여했다. 
애정을 다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갈망하고 갈구하는 사람들의 집착을 그리고자 하였다. 
사랑의 괴로움을 당하는 ‘아네모네’와 사랑을 갈구하는 ‘가막살나무’.
아네모네의 주변에는 가막살나무의 열매와 꽃이 둘러싸고있다.

[꽃말]
가막살나무 :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다”/ 아네모네 : “사랑의 괴로움”

 

둥지, 장지에 채색, 59x83.5, 2021

 

사랑이라는 주제를 접하고 바로 ‘가족’이 떠 올랐다. 나는 가족과 함께 있을때 비로소 사랑을 느꼈고 작품을 통해서 유동적이지 않고도 가장 크고 깊은 이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고 싶었다. 나는 이 감정을 ‘안락함’이라고 말한다.

 

‘안락함’이라는 감정은 어린시절 더 크게 와닿았고 어릴때 크게만 느껴졌던 가죽소파가 생각이 났다. 내가 생각했던 ‘가족의 안락함’을 그 소파에 비유를 하였다. 또 잔잔하지만 깊이를 알 수 없는 호수로 그 사랑의 크기를 나타내었다. 나는 마치 이 모든게 둥지를 가리키는 것 같았다.

 

4;36, oil on canvas, 110.5x70.5, 2021

흔들리지 않는 빛을 보고 소중한 인연과 생명에게 행복함을 받았고 건강한 마음가짐을 가졌어요. 
이 낯선 빛을 보고 순수하게 그리고 싶어진 나의 마음에, 평온한 시간에, 모두에 대한 사랑을 담았습니다. 

 

 

 

5;31, oil on canvas, 45.8x53.0, 2021

 

그림의 중심이 되어준 빛이 참 고마웠어요. 다양한 일렁임이 놀러왔을때 
환영하기 위한 작은 쉼터를 만들었습니다. 
재밌는 빛이 찾아와주었으면 좋겠어요.

 

<공지수>

 

‘당신에게 사랑이란?’ 이라는 질문을 다양한 나라의, 남녀노소 모두에게 물어봤다. ‘사랑’ 이라는 단어는 세계 공용어가 아니지만, 공유하고 있는 무언가가 있었다.

조금씩 생각하는것이 다르지만, 다들 진지하게 본인만의 사랑에 대해서 고민하고 대답했다. 그중에 정답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어느하나 의미없는 사랑은 없었고, 아름다웠다.

인터뷰 내용을 번역된 글과 함께, 그들의 언어로 녹음된 음성파일을 QR코드를 이용해 함께 감상할 수 있게 구성했다. 인터뷰 내용이 사진 속 어떤 인물의 인터뷰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누구의 생각인지보다 생각 그 자체와 다양성이기 때문이다.

lati, 29.7x42.0


nom, 29.7x42.0


 

 

tomoki, 29.7x42.0


zaborski, 29.7x42.0


小花, 29.7x42.0


 

Business Model :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어떻게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어떻게 마케팅하며,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 하는 계획 또는 사업 아이디어

 

지원사업을 따낼 때나 창업에 관한 지원을 받을 때,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 사업의 BM이 뭐에요?"

 

우리 역시 지원사업 사업계획서나 발표평가 자료에 BM에 대한 자료를 가장 많이 수록하곤 한다.

 

절대 돈을 바라고 시작한 mlm프로젝트가 아니지만, 덩치가 커질수록 돈에 대한 압박이 가장 커지는 것을 느낀다.

 

압박에 시달리는 헬조선! 이라고 많이들 욕하지만 사실 이 부분은 세계 어느나라에서도 똑같다고 생각한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자랑을 좀 해보려고 한다.

 

최근 정말 기쁜 일이 있었다.

 

 

"생애최초 초기창업자 지원사업" 에 대해 좀 썰을 풀어보자면

 

먼저

 

1) 이 지원사업을 어떻게 알게되었는가.

 

때는 바로 mlm프로젝트_愛 전시회 후원 계약을 따러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던 7월 초.

 

돌고 돌다가 한남대학교 창업지원단에 방문하게 됐다.

 

아무래도 대전에서 가장 창업을 많이 지원해주는 곳이기도 하고, 우리 팀원들 중에 재학생도 있었기 때문이다.

 

후원 계약을 따내기 위해 영업하러 다닐 때는 

 

우리가 무슨 놈들인지 잘 모르시기 때문에, 한 손에는 mlm프로젝트 포트폴리오

 

나머지 한 손에는 지금 진행하고 있는 mlm프로젝트_愛의 전시기획서를 들고 찾아간다.

 

한남대학교도 마찬가지였다.

 

창업지원단 건물에 불 켜져 있는 아무 곳이나 들어가서 후원 좀 해달라고 이야기 할 계획이였다.

 

기획팀장인 나리랑 같이 갔었는데,

 

호기롭게 직접 찾아가서 이야기하고 오자고 제안한 나는 오히려 문 앞에서 덜덜 떨고 있고

 

나리는 그런 나를 아는지 모르는지,

 

이미 들어가서 인사하고 있던 찰나였다.


이런게 바로 걸크러쉬인가.

 

생각보다 우리를 기쁘게 반겨주셨고, 자리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이때부터는 내 역할인데, 내가 불쌍한 척을 좀 잘한다.

 

"어떻게 시작했고 지금은 뭘 하고 있고 우리 작가들은 누구누구고

 

우리 팀원들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으며 나는 뭐하는 사람이다." 라는 것을

 

너무 길게 늘어지면 안되니까 최대한 컴팩트하게 전달했다.

 

"아직 시작하는 단계고 돈 없이 불쌍하게 사업하고 있으니, 한남대 창업지원단이 우리를 도와준다면

 

대외적으로 이미지도 좋아지고 명분도 챙길 수 있을 것이다!"  하고 주제 넘게 이야기했다.

 

다시 생각하면 얼마나 웃겼을까. 

 

어디 다짜고짜 방학에 쳐들어와서 후원을 해달라니. 신선 했을 것이다.

 

(사실 이렇게 찾아간 곳이 중구청도 있고, 창업지원단도 있고 다른 여러 사업체도 있다.)

 

열심히 침튀기며 설명하고 있는 우리가 가여우셨는지, 교수님 미팅도 잡아주시고

 

지금 중기부에서 하고 있는 이런 사업이 있으니 한번 지원해보시라고 공고문도 뽑아주셨다.

 

근데 마감이 이틀밖에 남지 않았는데, 가능하시겠냐고 조심스레 물어보셨다.

 

그때가 다행히 사무실 입주 합격한지가 얼마 되지 않았을 때기도 했고, 사업계획서 양식이 꽤 비슷해서

 

이틀만에 무조건 이거를 내겠다고 큰소리 치면서 창업지원단을 나왔다.

 

스폰 계약은 땄기 때문에 일단 소기의 성과는 달성했다고 싱글벙글 웃으면서 사무실로 향했다.


2) 서류 작성하기.

 

앞서 말했듯, 최종 제출일까지 이틀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동안 우리는 문체부나 문화재단을 노리고 사업계획서 초안을 잡아 놓은 상태였기에

 

중기부는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는지 전혀 모르는 상황이었다.

 

아, 그리고

 

그 창업지원단 사무실에서 읽어본 사업계획서 양식은 언뜻 보기엔

 

우리가 그동안 작성했던 양식과 매우 흡사해보였지만,

 

실제로 가져와 천천히 뜯어보니, 방향성이 굉장히 달랐다.

 

문체부나 문화재단은 사업이라기 보단 문화예술 측면에서 이 활동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연령층을 어떻게 만족시킬 수 있는지, 그 방법은 무엇이고,

 

지속가능한 활동인지, 확장성이 있는지를 물어보고 있었다면

 

중기부는 정확히 이 사업이 돈이 되는지, BM이 그동안 존재하지 않았던 창의적인 것인지,

 

쓰이는 기술이 미래가 있는지, 사업을 확장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물어보고 있었다.

 

그 때 mlm프로젝트의 BM의 현실성에 대해 좀 더 깊이 생각할 수 있었다.


우리 BM은 크게 3가지다.

 

첫번째는 전시회에 직접 작가님들의 작품이 팔리는 것.

 

두번째는 라이센스 계약을 통해 작가님들의 작품이 외부로 출품되는 것.

 

세번째는 작품을 활용한 굿즈를 판매하는 것.

 

언제까지 내가 알바해서 모은 돈으로 전시회를 열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mlm프로젝트를 처음 만들때부터 BM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구축한 것이 저 세가지다.

 

결국 고상한 척 했던 너희도 돈을 벌려고 이 일을 하는 것이구나! 하고 비난하는 사람도 있겠지.

 

물론 현실에 벽에 부딪혀 세상에 쉽게 나가지 못하는 청년 예술가들을 돕기 위해 mlm프로젝트를 시작했지만

 

결국 우리도 돈이 있어야 그들을 위한 전시회를 지속적으로, 더 좋은 퀄리티로 열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현실과 타협한 우리를 용서해주길 바란다.

 

아무튼, 이 BM을 언제까지 어떻게 확장할 것이며

 

해외로는 어떻게 진출 할 수 있는지, 어떤 상품을 개발할 것인지 등을

 

그동안 써왔던 사업계획서를 바탕으로 새로운 방향으로 작성했다.

 

정부 부서마다 지향하는 방향이 정말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마땅히 사업가라면 여러 방향을 전부 준비해놔야만 한다는 것을 느꼈다.

 

망하는 사업가들이 정말 많다지만, 그래야 1%라도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을까싶다.

 

결국 나도 언젠가는 망하고, 다시 취업전선에 뛰어들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믿고 같이 일해주는 우리 팀원들을 위해서라도 정말 간절히 성공하고 싶다.

 

그렇게 꼬박 이틀을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떼야하는 각 종 서류들까지 마무리 한 다음 

 

드디어 제출했다..!

 


3) 기다리기

 

애초에 시간도 너무 촉박했고, 우리 사업의 성격이 중기부와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결과는 정말 기대하지 않았다.

 

이건 정말이다.

 

열심히 쓰긴 했지만, 떨어져도 별로 아쉬울 게 없었다고 생각했다.

 

위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우리가 준비하던 것과 다른 성격의 계획서를 작성하면서 얻은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만약 서류에서 광탈해도, 쓰면서 부족하다고 느낀 것들을 얼른 바꾸고 다시 생각해봐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렇게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서류 결과 발표날이 언제인지도 몰랐을만큼 별로 관심에 멀어져 있었다.

 

사실 무언가 지원하고 결과에 관심이 없다는 것은 정말 붙을 생각이 1도 없을 때 가능한 일인데,

 

이 지원사업은 정말 그랬다. 그만큼 기대를 안했다.

 

아마 서류 발표날이 여자친구랑 경주에 놀러갔다가 다시 대전으로 돌아오는 날이었을 것이다.

 

더위에 찌들어서 헥헥거리며 아무 카페에 들어가 음료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메일이 하나 왔다. 서류통과예정자라고.


 4) 발표준비

 

메일에는 서류 통과 후 발표평가에 대한 설명이 나와있었는데, 일단 읽지도 않고 전화부터 돌리기 시작했다.

 

나리, 건우, 우리 팀원들 다 연락을 돌리면서 기뻐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이야 이렇게 삼삼하게 쓰지만, 그때는 좀 진짜 많이 기뻤다.

 

아마 같이 여행간 여자친구 옆에 놓고 좋다고 연락 돌리기 바빴으니 서운하긴 했을 것이다.

 

그만큼 예상하지 않았던 합격소식은 더더욱 기뻤다.

 

정신차리고 집에가서 그 밑에 써있는 발표평가 설명을 읽어보았다.

 

서류가 통과되면 최종 선정 결과 평가에 서류 점수는 반영되지 않으며,

 

100% 발표평가 점수로 최종 선발된다고 나와있었다.

 

사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발표하는 것에는 자신이 있었다.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사람을 앞에두고 무언가 발표할때면 내 말 한마디 한마디에 반응이 온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고 재밌기도 해서, 꽤 발표를 즐겼던 기억이 있다.

 

태생이 좀 관종끼가 있었나보다.

 

아무튼 서류는 다른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턱걸이로 붙었으리라고 확신했기 때문에

 

최종 결과에 서류평가 점수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 오히려 다행이었다.

 

그렇게 이번 발표 PPT에는 영혼을 갈아넣겠다는 각오와 함께 대전으로 돌아왔다.

 

PPT 제출일까지 시간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한 4일? 

 

사무실에 박혀가지고 하루종일 PPT를 만들었다. 물론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바탕으로 만들면 되겠다는 생각에

 

내용을 정리하고 시각화하는 느낌으로 만들었다.

 

열심히 다 만들고 지인들에게 피드백을 받던 찰나, 그 메일을 다시 열어보았다.

 

내용만 꼼꼼히 읽었는데, 제일 밑에 첨부파일이 하나 있었다..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래. 역시 PPT 양식이 있었다.

 

이틀을 꼬박 새워 만들었는데.. 다시 처음부터 만들어야만 했다.

 

덜렁덜렁거리면 몸이 고생한다.

 

우리 어머니가 맨날 하는 말인데, 잔소리로 생각하고 쓱 흘려들었지만

 

결국 이런 불상사가 발생하고 만다.

 

엄마말을 잘 듣자. 국룰이다 국룰

 

뭐 어쩌겠는가. 열심히 다시 만들었다. 양식에 친절하게도 들어가야 할 내용들이 빨간 글씨로 다 나와있었다.

 

그래도 많이 수정하지는 않아도 됐었는데, 신기하게 원래 만들었던 PPT에

 

대충 그 빨간 글씨 내용들이 다 들어있었다.

 

역시 사람들이 생각하는 필수 내용들은 다 비슷하기 마련이다.

 

그렇게 하루 일찍 최종 PPT를 제출했다. 

 

조금 일찍 마감하니까, 어디 물건 놓고 온 느낌처럼 계속 불편하더니

 

결국 마감 두시간 전에 슬라이드 몇개를 수정하고 추가하고, 다시 제출했다.

 

일찍 내도, 데드라인 끝까지 수정하는 건 어떤 사람이든 매한가지다. 

 

서류때는 별로 그렇게 간절하진 않았다. 안될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근데 이번 발표평가때는 정말 사람이 간절해졌다.

 

PPT 제출하는 이메일이 맞게 입력 됐는지 5번은 넘게 확인했다.

 


5) 발표 당일

 

PPT를 내고 발표 당일까지는 꽤 시간이 있었는데

 

하지만 제출일 이후에는 PPT 수정을 할 수 없었다. 

 

이게 얼마나 골때리는 일이냐면

 

PPT를 매일 보면서 연습하는데, 보면 볼수록 고치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건 아마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근데 고치질 못한다니, 고문이 따로 없다.

 

더군다나 발표시간이 10분으로 제한되어 있다.

 

물론 PPT 제출 전 실제 발표하는 것처럼 해보니 10분 30초 가량 나오길래

 

그냥 냈지만, 그 많은 내용들을 10분에 압축하는건 정말 힘들다.

 

차라리 시간을 무제한으로 줬으면 훨씬 쉬웠을텐데.

 

거의 뭐 1.5배속으로 말하자는 마인드로 내용을 다 담기로 했다.

 

그렇게 숨막히는 나날들이 지나가고..

 

발표 당일이 오긴 오더라.

 

코로나 때문에 스카이프로 진행했다.

 

사실 직접 가서 하는게,

 

목소리도 그렇고 현장감이라는게 있어서

 

시간도 딱 10분으로 잘리지 않고 40초 정도는 오버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나는 발표 준비할 때 대본을 쓰지 않는다. 써놓으면 아무래도 보고 읽게 되는 것이 사람이기에

 

많이 연습하면서 대충 이 슬라이드엔 어떤 내용들을 꼭 이야기해야지 하고 기억해 놓고 대본은 쓰지 않는 편이다.

 

물론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

 

간절하니까 긴장이 되었다. 그래도 뭐 연습한대로 잘 한 것 같았다.

 

스카이프라 내 목소리가 잘 들릴까 싶어, 평소보다 크게 말한 것 빼곤 특이점이 없었다.

 

문제는 이제 질의응답 시간이었다.

 

5분의 심사위원이 계셨는데, 앞에 4분은 정말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칭찬만 해주셨다. 질문이랄 것도 딱히 없었다.

 

예를 들자면

 

"~~~점이 굉장히 좋다. 근데 내가 생각하기엔 ~~~로 한정할 것이 아니라, 나라 전체로 확장한다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것이고, 사업도 더 커질 것 같은데 대표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뭐 이런 질문들이었다. 

 

그러나 역시 마지막 질문하시는 심사위원님께서 정곡을 딱 찔러버리셨다.

 

" 팀원이 대표님 제외하고 6분이신데, 이 분들 정규직으로 다 고용하기 위해선

 

정기 전시회 최소 몇 번, 매출은 얼마 이상 나와야 가능할 것 같다고 계획하신 것 있냐. "

 

어허. 계획을 했을리가 ㅋ 정적이 흘렀다.

 

근데 사실 아부지랑 저녁 먹으면서 비스무리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긴 했었다.

 

사람 하나 정규직으로 고용하기 위해선 급여, 4대보험, 연금, 퇴직금, 복지 기타 등등해서 

 

최소 얼마 이상은 생각해야한다고 말씀해주신 게 생각나서 간신히 입을 뗐다.

 

사실 기억도 잘 안난다 하도 횡설수설해서.

 

뭐 잘 알아들으셨는지 모르겠지만, 그 질문 하나 때문에 좋았던 기분이 한순간에 나락으로 가버렸다.

 

가장 중요한 질문이었다고 생각했다. 예산에 대한 구체적 계획 없이

 

그저 일단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여기실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질문이 끝나고 발표는 마무리 되었지만, 찝찝한 기분은 가시지 않았다.

 


6) 결과 발표

 

결과 발표가 이틀 후 였다.

 

우연찮게 고등학교 친구들이랑 여행가기로 한 출발날짜에 결과발표가 잡혀있었다.

 

그 기다리는 이틀 동안은 서류발표와는 차원이 다르게 긴장의 연속이었다.

 

오죽하면 꿈도 꿨겠는가.

 

꿈도 막 아~~주 잔인하게 떨어지는 꿈.

 

아직도 기억에 남는게, 그 마지막에 질문해주신 심사위원 분이 꿈에서

 

" 아유~ 설마 붙겠어요? " 하시는 

 

뭐 이 따위의 꿈을 꿨었다.

 

사업비도 꽤 크고, 이게 만약 붙는다면 내년까지는 돈 걱정 없이 그래도 전시는 열 수 있겠다는 생각에

 

더욱 간절했던 것 같다.

 

결과 발표날이 12일이었는데, 저녁 6시까지 메일이 안왔다..

 

아 이거 떨어졌다 싶었다. 결과발표는 떨어져도 연락을 분명 준다고 했었지만

 

담당자님이 얼른 퇴근하고 싶은 나머지 붙은 사람들한테만 메일을 보냈겠다는 상상을 하면서

 

퇴근 시간이 보통 6시니까, 나는 이제 끝났구나 싶었다.

 

친구들한테는 오늘 발표 안하나보다 너스레를 떨며, 애써 실망스런 기색을 감추고 이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었다.

 

딱! 그때, 메일이 왔다.

 

한 오후 7시는 됐을 것이다. 발표평가 통과, 최종지원선정 예정자! 이렇게 왔다.

 

그 고등학교 친구들 중 건우도 있었고, 윤섭이도 있었다.

 

걔네도 같이 오들오들 떨고 있었는데, 끌어안고 오늘은 소고기를 먹자며 고기를 사러 갔다.

 

살면서 정말 행복했던 기억 몇가지를 꼽아보라면, 그때 그 날이 들어갈 것 같다.

 

 


 

그렇게 우리는 중기부에서 지원을 받게 되었다.

 

돈이 생겼지만, 이게 정부지원금이라서 완전한 현금처럼 사용할 수는 없다. 

 

그래도 그게 어딘가! 돈이 생겼다는 기쁨보다

 

우리가 지금까지 고생하면서 만들었던 활동과 계획이 인정받았다는 사실이 더욱 기뻤다.

 

자신감이 생겼달까.

 

우리가 여기까지 별 힘듦 없이 올 수 있었던 것은, 정말 좋은 작가님들을 만났기 때문이다.

 

1차 전시였던 休 전시회에 참여했던 모든 작가님들,

 

2차 전시 愛 전시회에 이제 함께할 모든 작가님들까지

 

우리를 믿어주고 작품을 걸어주시는 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리고 우리 팀원들.

 

2천만원이 아니라 200억을 벌어서, 얼렁 스톡옵션을 행사해 줄 수 있게 더더 열심히 하겠읍니다.

충성충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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