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소개


본인의 작업은 일상에서 발생하는 심리적인 갈등에서부터 시작한다.

새로운정보들이 쏟아져 나오고 빠르게 변해가는 사회를 우리는 받아들여야만 살아갈 수 있다.
그것에 적응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따라가지 못하고 혼란스러워 하는 사람들도 있기 마련이다.

이러한 급진적인 발전은 인간 소외 문제, 상대적 박탈감, 상실감 등 여러 부정적 감정들을 만들어낸다 .
정돈되지 않은 휘몰아치는 형상의 물감은 우리 사회와 닮아있다.

그 속에서 비쳐 올라오는 인물의 모습은 스스로의 존재가치를 말하고 있다.
정면을 응시한 채 우리와 시선을 마주치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림 속 인물은 본인이자 현 사회를 살아가는 수많은 현대인의 자화상이다.


멍울, 116.7x91.0cm, oil on canvas, 2022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벽하기를 원하고 그것에 못미쳐 불안해한다.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여러 감정들을 느낀다.
슬프기도 기쁘기도 하며 갈망하고 흔들린다.

아무 일 없는 듯 지나가는 저 사람도 마음속에 응어리 하나쯤은 가지고 살아간다.
감정이라는 것은 신기하게도 매번 새로운 형태로 찾아와 우리를 휘감는다.

붉은색의 한 획은 흑백 화면위에서 소멸되는 것 같기도, 피어오르는 것 같기도 하다.
그것은 괴로움이나 불안, 두려움 일지도 모르고 무어가에대한 희망이나 열망일지도 모른다.
내면을 직시하고 감정을 들여다보라.
마음 속 수많은 획, 그 감정들을 온전히 받아들였을 때 각각의 선이 아닌 비로소 하나의 그림이 될 것이다.

우리는 완벽할 수 없다. 그렇기에 아름답다.

 

인사를 건네줘 1, 72.7x60.6cm, oil on canvas, 2022
인사를 건네줘 2, 72.7x60.6cm, oil on canvas, 2022


좋은 학벌, 좋은 회사, 높은 연봉, 비싼 차.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삶일 것이다.
안정적인 길. 그것이 좋은 삶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사회·문화적 인식은 우리를 옭아맨다.

수많은 사람들과 교류하며 살아가는 사회공동체 속에서 다른 존재에 대한 욕망은 자연스러운 것일지 모른다.
남들과 다른 선택을 한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철학자 라캉은 말했다.

‘인간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

하지만 그것이 행복으로 이어질지는 확신할 수 없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자신의 존재에 집중 할 필요가 있다.
타인은 내가 아니다.
그것을 우리를 온전히 바라볼 필요가 있다.
나는 나로 살아가야한다.

화면 속 엉켜있는 물감의 형상은 혼란스럽고 불안정한 현대인들의 마음을 투영한다.
그 속에서 비쳐 올라오는 인물의 모습은 스스로의 존재가치를 말한다.
정면을 응시한 채 우리와 시선을 마주치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림 속 인물은 본인이며 현 사회를 살아가는 수많은 현대인의 자화상이자 거울이다.

우리는 모두 다른 색, 각자의 형태를 지니고 있다.
나를 잃지 않고, 나에게 집중해서 나로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누군가의 해석, 해설이 아닌 그저 그림과 마주보고 사소한 감정, 자신에 대한 작은 질문이라도 가지고 간다면 그것으로 성공적이다.

우리는 모두가 다르다.

 

 



작가 소개

 

 


민효경_구름으로 쓴 수필_장지에 비단콜라주_42x81_2021
민효경_구름으로 쓴 수필2_장지에 비단콜라주_42x81_2021
민효경_구름으로 쓴 수필3_장지에 비단콜라주_42x81_2021

 

 


작품 설명

아주 작은 물방울이 해와 달을 산란했다.
물방울에 조각난 하얀 해는 때때로 회색 구름이었다가 주황색이 됐고,
달은 청록색이기도 다갈색이기도 했다.

구름의 하얀색엔 항상 투명한 하늘이 따랐지만
검푸른 회색에는 금방이라도 떨어질 비가 함께했고,
어둑한 주황색에는 여름의 7시와 겨울의 5시가,
청록색에는 그 모든 색을 되새기던 밤이 있었다.

그 하늘 안쪽에서, 나는 오지 않을 비에 투명한 우산을 준비하던 날과
따듯한 모래에 앉아 바다에 뜬 노을을 오래 보던 날, 유난히 밝던 밤 등
글자도 없고 표정도 없는 하늘의 모습으로 지나간 기억을,
어떤 날의 낮과 밤과 온도를
말 없는 그림 위에 다시 구름으로 쓰고 있다.

-
<구름으로 쓴 수필>은 개인의 기억을 계절과 온도, 낮과 밤에 따라 변화하는 하늘의 색에 빗대어 만든 작품으로, 모티프가 된 색채는 비 오기 전의 하늘과 유난히 밝던 밤, 저물녘입니다. 기억이라는 오래되고 아스라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반투명한 비단의 뒷면에 그림을 그린 후 구겨 제작했습니다.

 

_우리가 아는 다락방에 네모난 빛이 들어온다_2021_면천에 유기안료,석채_53x41.0cm 

 

 

 

작품 설명 

 

 

우리가 아는 다락방에 네모난 빛이 들어온다.

우리가 아는 상자 위에 얕은 먼지가 쌓여 있었고,

우리가 아는 먼지는 작은 손짓에 떠올라 하얀 춤을 추며 내려오고 있다.

 
 
 


작가 노트

새의 움직임을 관찰하다 보면 그들이 매일 다시 태어나는 것 같았다.
창백한 눈발 아래 어설프게 뭉개 앉아서는 까딱임을 잊고 공중을 응시한다거나, 비행하는 법을 모르는 듯 오른발을 들어 구름 그림자를 따라 밟다가도, 왼발로 멈춰서길 자주 반복하곤 해서 아주 높고 아주 낮은 그들의 시야에는 익숙해질 수 없는 우주가 펼쳐져 있는 것은 아닐까, 자주 생각했다.

백지장 같은 공중 위로 매일 다른 모양의 구름과 처음이자 마지막의 빛은 지나갔고, 나는 그런 의미의 겨울과 새의 형(形)을 미시감으로 연결 지어 보며 나의 계절도 별반 다르지 않음을 느낀다. 이내 새까만 눈이라도 빛내는 새, 아래로부터 차고 올라오는 미온까지도 말이다.

 

 

 


 



작가 소개


<예술관>


예술의 본질을 사전적으로 정의 내리면, “예술은 구체적인 개물(個物)을 통하여 ‘보편적 미의 실체를 공감 포착 표현’을 하고자 하는 기술인 동시에 지적(知的) 활동이다.”

작가는 예술을 사전적으로 정의하고자 할 때, 예술이란 사물에 대한 본질적인 아름다움을 작가의 심미적 경험을 토대로 나 자신을 초월하여 사물과 하나가 되는 과정을 통해 사물의 본질과 가까워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사유세계와 미의식을 작품에 반영하여 나타내는 것이 곧 예술이라고 정의한다.

작가는 대나무의 형세를 빌려 대나무로 표상되는 정신을 작품을 통해 이야기 하고 있다.
동양의 시선으로 대나무의 본질적인 아름다움에 대하여 심찰한 결과, 대나무로 나타나는 곧음은 도덕적 태도와 절의정신을 이야기하는 것이라 생각하였다.
따라서 현시대의 정체성 혼란 현상으로부터 나오는 다양한 문제들을 극복하고자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마지막 시선-삶, 117*73cm, 비단에 채색, 2022
마지막 시선-삶Ⅱ, 1265*910cm, 지본 채색, 2022



작품 설명


마지막 시선-삶
임종의 순간, 마지막 시선에 담긴 나의 삶을 상상해보았을 때
나는 타인의 시선이 아닌 온전히 '나의 시선'으로 지난 날을 회상하고 추억하며 눈을 감게 됨을 상상해 보았다.
이와 같은 시각으로 현재 나의 삶을 본 결과, 나는 '타인의 시선'에 '나의 삶'을 두고 있음을 보게 되었다.
나는 자신이 원하는 삶을 착각했다.
남들이 나에게 바라는 삶이 곧 내가 원하는 삶이라고.
그리고 그들에게 인정 받고자 나를 거짓으로 꾸며 보여주는 모습이 곧 이상적인 삶이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나는 왜 타인의 시선에 내 삶을 담으려 했던 걸까?"
이번 <마지막 시선-삶>시리즈에서 '삶'을 상징하는 개성적 매개체는 비눗방울이다.
보편적으로 우리는 비눗방울을 보거나 이를 불어 볼 때면 동심으로 돌아가 과거를 추억하곤 한다.
작가는 마지막 시선에 담긴 지난 삶을 회상하는 매개체를 비눗방울로 하여,
'타인의 눈동자' 안에 '나의 삶'이 가득 담긴 반영된 모습을 시각화하여 작품으로 만들었다.

<마지막 시선-삶 Ⅰ>의 눈동자는 우주와 같은 삶의 공간이자 장임을 나타낸다.
그리고 주변에 비눗방울을 삶의 흔적으로 비유하여 보여준다.

<마지막 시선-삶 Ⅱ>에서는 마지막 시선에 비친 나의 실재적 자아와 삶을 개성적 매개체들로
상징화하여 보여주었다.

작품을 통해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타인의 시선이 아닌 본인의 시선으로 삶을 바라보고, 삶의 주체가 되어 능동적으로 원하는 인생을 가꾸길 간절히 바라고 소망한다.





작가노트

< 마지막 시선- 삶 > 에 대하여
임종의 순간 ‘마지막 시선’은 어디에 있을지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다.

나는 의식 상태 혹은 의식 불명의 상태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의 마지막 시선은 눈앞의 것이 아닌 기억의 파편 속,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회상하며 그곳에 마지막 시선을 둔 채 사랑하는 사람들 대한 감사함과 미안함을 생각하며 눈을 감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나의 인생을 담은 단편 영화가 뇌 속을 스쳐 지나갈 때, 세상과 안녕하며 이제 오롯이 지난 삶을 바라보는 일과
영혼과 마주하게 되는 일 밖에 없게 된다.

이때, 우리는 살아온 삶에 대한 주관적 시선만 가질 뿐, 타인의 시선에 대하여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저 그 순간 삶에 대한 판단이 아닌 오직 바라봄과 그 안에서의 감사함 혹은 미안함 등과의 감정과 함께 사라질 뿐이다.
우리는 일생을 세상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자 고달피 열심히 살았을 것이다.
그것은 어느 분야에서 성취를 거두며 업적을 남기는 것이 될 수도 있고,
이웃과 친구 가족 연인과 사랑을 나누며 누구의 좋은 누군가가 되는 것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죽음 이후, 육체적 존재는 사라지고 존재의 흔적만이
남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혹은 어딘 가의 기록 속에 남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흔적을 상상하며,
이를 의식한 이상적인 삶을 창조하기 위해 각자의 꿈의 이야기를 삶 속에 담았을 것이다.
이로 보았을 때 삶이란 현세에 있는 동안 나의 의식과 상상으로 펼쳐진 하나의 장(場)이자 하나의 story이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여기에서 드는 의문이 하나 있다.
그 이상이 과연 실질적 나의 꿈이었을까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여 만들어진 꿈은 아니였을까?

작가는 삶- 죽음- 흔적을 키워드로 묶어 삶이 허무하다고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나의 마지막 시선에 그려질 나의 삶이 담긴 비디오가 어떻게 그려질 지를 상상하며 타인의 시선에 나의 삶을 담으려고 했는가를 자신에게 물어보고, 내면의 소리에 집중해 보자고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어디에 초점을 두고 인생을 살아갈지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마지막 시선- 삶> 작업을 통해 그들이 마음 깊은 곳에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찾는 것을 진실로 돕고자 한다.

2021.1.11. 작가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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