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사무실이 생겼다.

나랑 건우 둘이 일할 때는 문제가 없었지만,

팀원이 하나 둘 늘어나다 보니, 일할 수 있는 장소 찾는 것이 꽤 힘들었다.

어디 공유 오피스나 스터디룸을 빌리면 회사돈이 우수수 빠져나가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렇게 사무실을 지원해주는 곳이 어디 없을까 하며 기웃거리던 찰나에

기가막히게 눈에 들어온 공고가 있었다.


 

바로 이 공고였다.

대전 서구에 살고 있기도 했거니와, 서구청에서 지원해주는 사업이라서 임대료가 매우 쌌다.

고민할 여지 없이 열심히 사업계획서를 작성해 지원했다.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점이 있었는데,

 

첫번째 휴 전시회를 진행할 때, 첫 양식을 만든다고 생각하며 모든 것들을 기록해놨었다.

 

회의록, 그때 나의 계획들, 예산안 등등

 

그 목적으로 수기도 작성했던 것 같다.

 

그런 기록들이 있었기에 비교적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게 수월했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기 때문에 기록하지 않으면 금방 잊어버린다.

 

나중에 우리가 많이 커지고 성장했을 때, 초심을 잃어버리고 포류한다면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이 수기들을 읽으며, 다시 초심을 찾았으면 좋겠다.

 

우리 팀에는 문서작업의 귀재, 나리가 있다.

 

사업 계획서 안에 들어갈 내용을 나와 건우가 완성해서 나리에게 넘겨주면

 

나리가 예쁘게 편집하는 식으로 일이 진행됐다.

 

사업계획서 자체의 글을 쓰는 것은 자신이 있는데, 틀에 넣으려고만 하면 자꾸 편집이 이상해진다..

 

나 아래한글 자격증도 있는데..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물론 내가 너무 어렸을 때 딴 탓도 있겠지만 ㅎㅎ


그렇게 지원을 완료했고, 초초하게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우리 팀원들한테는 겉으로 씩씩한 척을 했지만, 사실 굉장히 간절하고 긴장되는 나날이었다.

 

mlm프로젝트의 시작은 정말 애들 장난처럼 시작했지만, 나름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회에서 동정표를 얻어 무언가를 이루기는 결코 쉽지 않다.

 

그들도 우리에게 무언가를 얻어가려 할 것이고,

 

우리가 얼마나 체계적으로, 또 의미 있는 일들을 해왔는지를 알아보려 할 것이다.

 

외부에 우리 활동을 공식적으로 알리고 평가받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대표로서 조금 더 떨리고 긴장됐다.


면접 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전화를 받고는 생각보다 덤덤했다.

 

건방진 생각이지만, 면접은 자신 있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긴장됐다기 보다는, 서류만으로도 우리가 해온 활동들과 사업들이 어느정도 인정받았다는 사실에

 

너무 기쁘고 행복했다.

 

면접준비는 따로 하지 않았다. 사업계획서랑 활동계획서를 다시 천천히 읽어보는 정도였다.

 

그 곳에 쓰여있는 우리 전 활동들과 미래의 계획들은 하루종일 생각하고 있는 것들이기 때문에,

 

툭 쳐도 술술술 나올만큼 익숙하고 자신있었다.

 

우리가 정말 하나하나 다 계획하고 진행한 일이었기에 가능한 마음가짐이었다.


 

청춘스럽은 대전일보사 건물 1층에 위치하고 있다.

 

대전일보사 건물이 생각보다 크고 웅장하다.

 

면접 시간보다 한 15분 먼저 들어갔나 아마 그럴 것이다.

 

가서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면접을 보았다.

 

당일은 떨리는 게 국룰이라서, 아침에 운전하고 가는데 이클립스 한 통을 거의 다 먹었다..


센터장님이 이미 우리를 알고 계셨고, 인스타그램도 팔로우 하고 있다고 말해주시며 면접이 시작됐다.

 

어느정도 우리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사업계획서에 쓰여있는 내용 말고도, 알고 계신 것 같아서

 

별 다른 질문도 해주시지 않았다.

 

우리는 어떤 단체고, 어떤 일을 하고 있다고 침이 마를때까지 이야기할 수 있었는데

 

조금 아쉬웠다..ㅎㅎ

 

솔직히 말하자면, 면접이라고 하기 민망할만큼 칭찬도 많이해주시고 별다른 질문도 많이 안해주셨다.

 

그래서 결과에 대해 더 애매모호했다.

 


에이 떨어지면 학교 창업지원단에 가서 사무실 좀 달라고 징징거리면 뭐가 좀 되지 않을까

 

애써 위로하며 기다렸다.

 

사실 면접에서 떨어지면, 정말 내 역량에서 좌절된 거라서

 

팀원들한테 너무 미안할 것 같았는데.

 

 

붙었따.

 

그렇게 우리는 

 

근사한 화상 회의실에서 작가님들과 회의도 하고,

 

 

시원한 사무실에도 일도 하고 있다.

 

청춘스럽 감사합니다..♥


 

구상마감일이 지나고 진행된 2차 회의.

 

우리 작가님들이 생각보다 그림을 다들 크게 그리시는 바람에

 

공간이 좀 빡빡할 것 같다.

 

사실 공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작품을 걸 수 있는 절대적인 갯수가 달라지긴 하지만

 

너무 옹기종기 걸어 놓으면, 그림에 쉽게 집중할 수 없으며 

 

답답한 느낌이 들어서 최대한 지양하려고 한다.

 

내부적으로 정해놓은 갯수가 있긴 하지만, 작가님들이 구상한 작품 크기와 갯수를 최대한 맞춰드리려고 하다보니

 

그 것과는 달라지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두 작가님 작품은 다 걸어드리지 못할 것 같다..

 

속상했다. 더 커지고 성공해서 다음엔 예술의 전당을 빌려버려야겠다.


 

@lart__official

 

작은 예술가들의 모임이라고 나와 건우 고등학교 동창이 대표가 되어 진행하고 있는 민간예술단체다.

 

청년예술가들과 전시를 만들어 나가는 단체로서 우리와 결이 매우 비슷하다.

 

주로 서울에서 활동한다.

 

라트와 우리처럼 민간에서 예술씬이 확장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문화재단이나 문체부, 대학이 주도하는 거대한 전시도 좋고 근사하지만

 

전시회 자체의 절대적인 숫자가 늘어가기 위해선 민간예술단체의 역할이 매우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우리보다 더 오랫동안 이 활동을 해왔던 단체고, 많이 보고 배웠으며 영향을 받는 점도 많다.

 

라트의 복귀를 환영하며,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이제 전시까지 약 한 달 좀 더 남았다.

 

지금부터가 정말 바쁠 시기인데, 날은 왜 이렇게 더운지 모르겠다.

 

곧 대전도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로 격상된다고 한다.

 

코로나가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9월까지는 제발 잠잠해졌으면 좋겠다.

 

최악의 경우는 전시 날짜를 미뤄야 할 수도 있기에, 이래저래 고민이 많은 나날이다.

 

피쓰-

 

 

https://reviewgo.tistory.com/53

 

2-3 너무 덥다.

올해 여름은 너무 덥다. 더워도 적당히 더워야지 이건 뭐.. 그래서 그런지 자꾸 체력적으로 깔아지는 요즘이다. 다행이도, 일이 끊이지 않고 계속되서 각종 지원사업 신청서를 쓰느라 파묻혀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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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예술가들의 모임, 2기

 

2018년, 작은 예술가들의 모임을 성황리에 마치고 나서

 

전보다 성숙해진 이들이 다시 뭉쳤다.

 

지금부터 '우리들의 생각'을 주제로 한

 

작은 예술가들의 모임, 두번째 이야기를 함께 살펴보자. 


일시 : 2019년 8월 9일(금)-10일(토) 

 

주제 : '우리들의 생각'

 

장소 : 홍대 루프탑 720

 

참여 작가 : 이찬규, 영관, 박예슬, 김필주, 홍세빈, 안승빈

 

입장료 : 3000원, 입장료+음료 5000원


장미하나_홍세빈

작품명 : 장미 하나

 

작품 설명 : "장미는 시들수록 색이 짙어진다."

 

마른 장미는 살아있을 생화 시절보다 더 두텁고 진한 냄새를 풍기는 듯 한다.

 

우리의 인생도 장미와 같다.

 

장미는 시들고 마르면 그저 쓸모없이 버려지지 않는다.

 

더 짙은 향기, 더 진하고 예쁜 색을 뿜는다.

 

당신의 인생도 이와 같다. 시들수록, 마를수록 더 진하고 예뻐질테고 더 매력적인 향기를 뿜을 것이다.

 

당신의 삶은 결코 보잘 것 없지 않다. 단지 이 장미처럼 점점 짙어지고 아름다워지고 있을 것이다.

 


식은 커피, 당신의 조각들_김필주

 

작품명 : 식은 커피

 

작품 설명 : "마냥 뜨거울 수는 없다."

 

내 인생 늘 뜨겁게 살아야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마냥 뜨거울 수는 없는데 말이죠.

 

그런 저의 모습이 꼭 식은 커피와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식었다고 해서 커피의 향과 맛이 변하지 않듯, 내가 잠시 힘들어 쉬고 있다고 해서 제가 아닌 것은 아니니까요.

 

다시 힘을 내서 언제든 뜨겁게 만들 수 있잖아요 우리.

 

그러니 뜨겁지 않아도 괜찮아요.

 

 

작품명 : 당신의 조각들

 

작품 설명 : 당신을 이루는 조각들은 무엇인가요?

 

저를 이루는 조각들은 ‘흔적’입니다.

 

사람이 남기고 간 흔적, 나를 버티게 해준 사람들의 흔적으로 오늘을, 그리고 내일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자신만의 색깔과 흔적을 통해 ‘나’라는 그림을 만들어준 사람들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당신을 이루는 조각은 무엇일지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이번 두번째 이야기의 주제는 '우리들의 생각'이다.

 

위 작가들의 설명을 읽어보면 알 수 있듯이, 마음 따뜻해지고 위로 받을 수 있는 전시회이다.

 

청춘. 가장 뜨겁지만 사실 가장 여리고 약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그 어떤 곳보다 냉정하고, 악독한 사회에 갓 던져진 우리들에게 

 

따듯한 손이 되어줄 수 있는 전시회다.

 

2기 전시회를 살펴보면서 성장의 위대함을 느꼈다.

 

1기는 미생의 느낌이 강해 덜핀 씨앗의 솔직함을 느꼈다면

 

2기는 막 이파리가 나와 세찬 바람을 맞으며 성장하는 단단함을 느꼈다.

 

작가들과 이 전시회의 추후 행보가 기대된다.


 

루프탑 720 : 서울 마포구 홍익로3길 36

 

 

 

현대 미술을 잘 이해하는 편은 아니다.

 

애매하게 그려진 단순한 선에 큰 의미부여를 하는 것에 대하여

 

'그들만의 문화'라고 생각했다.

 

바로 여기 미술에 대한 편견을 산산조각 내버린

 

발칙한 젊은 예술가들이 있다.

 

 

미술에 대한 접근은 상류층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아니라

 

어느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그 것이라고 이들은 말한다.

 

지금부터 젊고 미약한, 그러나 창대한 작은 예술가들을 소개하겠다.

 


길러리 전시회<작은 예술가들의 모임>. 2018.06.23. 연남동

 

제 1회 작은 예술가들의 모임 전시회.

 

<길가에 핀 꽃들>

 

일시 : 2018년 6월 23일(토)

 

주제 : 길가에 핀 꽃들

 

참여작가 : 이찬규, 영관, 전병선

 

모든 꽃은 필히 만개한다.
그러나 그 시기는 모두 다르다

"꽃은 현시대를 헤쳐나가는 우리들을 나타낸다."


전체적인 작품 레이아웃

 

전시 장소는 연남동의 길거리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주로 나오던 갤러리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그것들보다 훨씬 친숙하다.

 

길가에 핀 꽃처럼 흔히 볼 수 있고,

 

우리네 삶 한가운데에 있는 대표적 장소인 골목을 전시 장소로 활용하며

 

강한 이미지를 남긴다.

 

영관 작

꽃은 다시 필날이 있지만 사람은 다시 소년이 될 수 없다. 젊은 날을 헛되이 보내지말게 청춘은 다시 오지 않는다네

 

 

 

전시 주제가 그렇듯이 대부분 작품이 꽃을 표현하고 있다.

 

다른 무게있는 전시회들처럼

 

번듯한 실내 갤러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참여작가들이 미술계에서 이름 날리는 작가들도 아니다.

 

하지만 그래서 이 전시회가 빛날 수 있었다.

 

전시주제와 가장 잘맞는 아직 꽃피지 못한 미생들의 작품과

 

우리 삶의 한 토막인 골목길과의 예상치 못한 만남.

 

이 주제를 가장 잘 와닿게 표현할 수 있었던, 재치있고 발칙한 도전이다.


전시회를 직접 기획한 이찬규씨는 이렇게 말한다.

 

작은 예술가들의 모임에서 '작다'는 사전적으로 부족하다의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이는 부족해서 채워질 수 있다는 성장가능성을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부족하고 소박한 전시회지만 이처럼 아름다운 노력들이 모이면,

점차 꽃이 피어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의도에서 전시회를 기획하게 되었다. 

쉽지 않은 도전이였겠지만, 그래도 시도하고 이를 실제로 이끌어왔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내고 싶다.

 

멋지고 주제에 충실한 작품들과 아름다운 골목의 만남.

 

지금까지 제 1회 <작은 예술가들의 모임> 리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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