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서정 작가님>

 

‘집의 단면’ 시리즈는 (보통 똑딱이라고 불리는) 자동 필름카메라로 남겨오고 있는 작업입니다. 
어느 순간부터 집에는 나와 내 가족이 함께 머무는 공간, 그 이상의 의미들이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나 자신과, 나와 가장 친밀한 사람이 함께 살고 있는 공간의 면면들은 그야말로 나와 우리의 삶, 그 기저에 있는 것들을 보여줍니다. 작업을 진행하며 종종 ‘단단한 안정’이나 ‘상쾌한 쉼’이란 단어들을 떠올렸던 것은 이 단어들이야말로 사진에 담긴 집에 사는 동안 가장 피부로 느꼈던 개념들이었으며, 집은 나의 내면을 형상화 시켜 놓은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그러하기에 이 작업의 이름을 ‘집의 단면’이라 이름 붙였지만 방의 단면, 삶의 단면 혹은 내면의 단면과 같은 말들로 바꿔 불러도 괜찮을 것입니다.

본인이 들어있던 가장 친밀한 공간, 그 일부를 ‘집의 단면’으로 조각내어 이렇게 전시합니다. 이 작업을 보노라면, 마치 제가 삶을 여러 조각으로 흩어버리는 듯도 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삶의 조각들은 모두 모아보면 결국 하나를 이루게 마련이니까요. 바야흐로 팬데믹 상황이라는 시절을 지나며 너무나 당연했던 집이라는 공간, 그 당연한 집(일상)의 풍경을 공유하면서, ‘삶’이라는 큰 단위에서 보았을 때 결국 하나의 단면으로 지나가게 될 지금의 순간들을 말해보고자 합니다. 삶은 본디 고통이지만 동시에 쉼과 안식은 어디서나 만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집의 단면 챕터원_#032021, 42x59.4cm, 염서정 


집의 단면 챕터원_#102019, 12.1x17.1cm


집의 단면 챕터원_142020,18.2x25.7cm


집의단면 챕터원_#202021, 42x59.4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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