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 100x100cm, acrylic on canvas

 

이 그림은 2014년 4월 16일에 있었던 세월호 사건을 추모하는 그림이다. 
그림의 가운데를 향해 거대한 바다가 소용돌이 치고 있다. 
점차 바다는 소용돌이때문에 더 높게 치솟을 것이고 결국엔 하늘에 다다르게 될 것이다.
중간중간 보이는 흰색의 파도들은 학생 한명한명의 영혼을 뜻하며 가운데를 향해 달려가 친구들과 다 같이 만나는 것을 의미한다. 
모두들 그리웠을 친구를 만나 바다가 아닌 하늘에서 편안히 쉬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그림을 그렸다. 

이 그림으로 인해 세상에 따뜻한 바람이 불고 세월호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세월호 사건과 피해자들을 진심으로 추모합니다. 


바람이 불어요.

여느 때보다 짙은 바다 내음이 코를 찌르네요.

손 뻗으면 닿을 거리에 있는 인어는 저를 보고 울듯이 웃어요.

인어는 너무나도 아름다워요.

그런데 어째서 이런 감정이 드는 걸까요.

가슴을 누가 짓밟고 있는 거 같아요.

목에 커다란 알사탕이 걸린 거 같아요.

입에선 짐승이 울부짖는 소리가 나요.

눈이 너무나도 뜨거워요.

뺨을 타고 따뜻하고도 차가운 물이 흘러내려요.



발버둥 치는 인어는 구할 수 없어요.



아아, 고래가 됐나 봐요.

아아, 천사가 됐나 봐요.

아, 별이 됐나 봐요.



어쩐지 너무 아름답더라고요. 





- 글, 윤수정 -  

 


휴식의 얼굴, 183x73cm, oil pastel on canvas

 

사람마다 휴식을 취하는 얼굴은 모두 다르다. 

쉬는 도중 힘들었던 얼굴이 밝게 피어나 미소를 싹 틔우기도,

걱정이 가시질 않아 얼굴에 침울함이 가득하기도,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 얼굴에 생각이 묻어나기도,

그동안의 고난을 씻겨내며 펑펑 울기도,

또 앞으로 더 힘내자는 각오를 하는 절망과 희망 사이의 얼굴을 띄기도.

쉬어간다는 것, 누군가에겐 편하고 걱정을 덜어내는 시간이지만 누군가는 오히려 걱정을 더 짊어지고 쉬지를 못한다. 

휴식이 사람이라면 어떤 얼굴을 가졌을지를 상상하며 그렸고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는 다양한 표정을 겹쳐 두었을 때에 비로소 휴식의 초상이 보일것이라 생각하여 나이, 성별, 헤어스타일 등등 모두 다른 사람들의 얼굴을 겹쳐 그렸다. 



짧은 호흡에
조금은 길게 마시는 들숨,
비교적 소리가 큰 호흡과
너무 짧아 특이하게만 느껴지는 날숨.
 
모든 것을 다 헤아리기엔
그들은 다 다르게만 살아와서
이해보단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게
시간 낭비가 아닐 때도 있다.
 
다들 하나의 숨과
매연을 섞어가면서 살아가고,
일상 중에서 지어질
찰나의 움직임은
그대로 박제가 될 거예요.
 
그 박제물들을 그대로
종이에 기록해 둔 채로
온전히 기록을 받아들이면서
숨을 내쉴 거예요.
 
-숨
 
 
-[김현중]

휴식의 얼굴 2, 100x100cm, mixing ingredients on canvas

 

나의 표정에서
모난 곳을 찾으려고 하면
그곳에 그들은 없다
 
원하던 숨을 얻기 전에
지었던 울상은 그대들이 보기에도
얄궂고, 설렘을 태우는 일일 것이 뻔해서
여러 가지 꿈을 섞은 뒤,
날 숨기고 모두에게
내 휘어진 모습을 내비쳤다
 
꿈속을 기대하며 걸었더니
잠들어가는 머리는 몽롱함에 취했다
그 속에선 한두 개씩 덧칠했던 선들이
휘어져 보인다
 
다른 몸의 꿈은
어떤 색상으로 칠해진 하늘일까
외롭지 않게 방 안을 꾸며놨을까
아니면 꿈을 시작하기도 전에
너무 많은 선으로 검게 칠해져있을까
 
가볍게 잠드는 날엔
하늘은 하늘색이었고,
그렇지 못하고 잠드는 날에
하늘은 보라고, 검기만 하다.
 
-꿈, 표정
 
 
-[김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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