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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내가 하고 싶은 것.

mlm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할 때는 거창한 목표도 없었고, 이걸로 내가 어떻게 돈을 벌고 살아야겠다라는 로드맵도 없었다. 그 당시때는 모아둔 돈으로 무료로 실력있는 작가들이랑 같이 전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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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30일이 마지막이였다.

 

마지막 수기가 올라온지 꼬박 1년이 지났는데, 그간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예전에 수기를 써야겠다 마음 먹고, 7편 가량을 꾸준히 써오면서

 

나는 이것을 읽는 사람들에게 과연 어떤 걸 바랬었나 곰곰히 고민해본다.

 

아마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내가 이런 일을 하고 있고, 이런 것을 느끼고 있으니 알아주세요." 

 

그리고 너무 신기했다. 

 

한순간에 삶이 변해서, 다른 삶을 살고 있는 것이 그냥 그 자체로 신기했다.

 

뭐에 홀린 듯이 21년을 보냈던 것 같다.


1년이 지난 지금, 다시 수기를 써야겠다 결심한 이유는

 

힘을 조금 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솔직한 우리 회사의 모습과,

 

나약하고 어리석게 생각하는 나의 모습까지도

 

이제는 털어놓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예전에 수기를 쓸 때는,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정신 없이 자판을 두드리곤 했는데

 

지금은 한 글자, 한 글자 쓰는데에 꽤 많은 시간을 들이며 작성하고 있다.

 

미성숙한 창업자의 수기에도 누군가는 인사이트를 얻어갈수도 있다고 자위하며

 

mlm프로젝트 수기를 다시 작성해보려고 한다.


서론이 길었다.

 

아무래도 그간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간략하게 설명을 해야할 것 같아서,

 

2021년도 말을 회상해보려고 한다.

 

대전 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상, 우수 콘텐츠 기업 표창, 2021년

 

아르바이트를 하던 "온더기와"라는 카페에서 한국화 전시회를 마치고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에서 유니콘:클럽이라는 교육 사업에 들어갔다.

 

약 한 달 동안 했던 창업자 교육 프로그램인데, 

 

비즈니스 모델 설계부터 고도화, 마케팅 적인 부분까지 폭 넓게 교육해서 너무 좋았던 것 같다.

 

사업에 대한 노베이스 상태에서 듣는 이런 창업 교육은 정말 도움이 많이 된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뭘 잘 모르는 상태에서

 

본인 사업에 대한 막연한 자신감을 가지게 되면 정말 위험하다.

 

그런 위험한 상태를 막아주는 것이 교육 같다.

 

물론 교육을 들었다고, 다 완성된 비즈니스를 가지고 나가는 것은 아니다.

 

모든 것은 다 하기 나름이니까.

 

암튼 거기서 우수수료생에 선정되서, 저 위에 좋은 곳에 가서 상도 받고 그랬다.

 

내 이름으로 받는 상이 아니라, 회사 이름으로 받는 상이라서

 

감회가 아주 새로웠던 기억이 난다.

 

어찌나 좋았는지, 아직도 내 카톡 프로필 사진이 저거다.

 


이렇게 유니콘에서 만난 대표님과 mou도 맺고

 

사실 2021년도 말은 대전콘텐츠기업지원센터에 입주하려고 정말 발버둥을 쳤었다.

 

기존에 있었던 청춘스럽이라는 곳에서,

 

계약만료가 다가와서 다른 사무실을 얻는 것이 간절했기 때문이다.

 

이 때만큼 감정적으로 간절하게 사업계획서를 썼던 적이 있었나 싶다.

 

 

바로 이곳이다.

 

만년동에 있고, 주차장도 있고

 

무엇보다 엘리베이터도 있고

 

안에 시설도 완벽했다.

 

그리고, 우리를 먼저 알아봐주시고 연락을 주셨다.

 

그래서 바로 전화 끊자마자 달려갔던 기억이 난다.

 

사람이 참 간절하면 뭐든 하게 된다고

 

결국 합격해서 입주하게 된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까지도 여기를 본사로 두고 사업을 하고 있다.

 


 

그리고 2022년 초,

 

새해를 맞아 부푼 꿈을 안고 전시 퀄리티를 높여보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다.

 

우리 팀원들도 정규직으로 전환시켜주고

 

나 스스로도 좀 있어보이게 해보자! 라는 생각을 가졌던 것 같다.

 

그동안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게 전시를 진행했지만,

 

돈이 없어 작가님들한테 뭘 더 해주지 못한다는 자괴감도 같이 커져갔기 때문이다.

 

다른 갤러리나 단체를 보면,

 

오픈식이다 뭐다 해서

 

근사한 음식과 와인을 주고 이야기를 나눈다던지,

 

아니면 정말 멋진 장소에서 완벽한 장비와 체계를 가지고 전시를 지원한다던지

 

그렇게 하고 있었다.

 

우리는 사실 그렇지 않았다.

 

정말 열악했고, 그 열악함을 열정으로 애써 포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서 정말 잘하고 싶었다.

 

좋은 곳에서, 좋은 퀄리티로.

 

그렇게 기획했던 전시가 시선전이었다.

 


 

이렇게 모집을 진행했었네.

 

지금보니까 눈이 조금 아프다.

 

뭐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는 지원해주시는 모든 작가님들한테 너무 감사하다.

 

어떻게 보면 자식과도 같은 작품을 내주시는 거니까

 

그만큼 우리를 믿는다는 뜻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항상 너무 감사했고, 지금도 그 마음은 같다.

 

이때 시선전이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었다.

 

12.9 : 1 

 

시기도 잘 탔고, 마케팅도 잘 되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

 

스스로도 만족할 수 있는 좋은 전시를 하고 싶었기에,

 

더 욕심 부려서 준비했던 것 같다.

 


 

 

 

우리 시선전 참여했던 작가님들,

 

한 분, 한 분 다 생각이 난다.

 

카페가 아니라 갤러리에서 진행한 전시였기에

 

생각보다 사람이 많이 찾아오진 않았다.

 

갤러리 전시치고는 많이 찾아주셨다고 생각하지만,

 

그간 카페 전시에 단련된 우리에게는 사실 성에 차지 않았다. 

 

하지만, 그래서 작가님들과 우리 팀이 같이 있을 시간이 많아서

 

그 점은 정말 좋았던 것 같다.

 

나는 사업하는 사람들 만나는 것보다 

 

작가님들 만나는게 너무 편하고 좋다. 

 

배울 점도 많고.

 

그 때 새로 합류한 행진이가 열정 가득하게 디피했던 기억이 난다.

 

전역한지 얼마 안되서 그런지

 

뭐든 파이팅 넘치고 에너지 넘쳤다.

 

그 덕에 웃으면서 일했던 것 같다.


 

이때 굿즈 성적이 조금 아쉬웠다.

 

전체적인 퀄리티도 사실 기간이 촉박해서 그런지,

 

그렇게 좋지는 않았고

 

그 결과를 정직하게 맞았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없는 자원으로 열심히 사진 찍어준 우리 윤섭이, 정아 모두 너무 고생 많았다.


 

그리고 뭐 산학협력단에서 메타버스 전시를 진행한다고,.

 

전시 차원의 기획 요청을 주셨다.

 

mlm프로젝트 참여 작가들에게 기회를 드렸고,

 

창작 지원금도 나가는 전시라서 충분히 만족하셨을 것이라 생각한다.

 

근데 여기 교수님들이 음악 쪽이 많으셔서 그쪽에 많이 집중되서 있었던 것 같아

 

많이 아쉬웠던 전시다. 


그리고 4월 쯤에 갤러리 모리가 탄생했다.

 

한남대학교에서 장소를 지원 받아서 2년간 운영하게 되었다.

 

우리만의 공간을 얻어서 운영하는 것이 꿈이었지만,

 

이렇게 빨리 이뤄질지 몰랐기에 

 

좋으면서도 어벙벙하고 무섭고 그랬다.

 

솔직히 말하면, 진짜 말아 먹을 것 같았다.. ㅎㅎ

 

차라리 카페를 하라면 하겠어.

 

거긴 일이라도 해봤으니까 대충 어설프게 따라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근데 갤러리는..

 

돈 내고 빌려만 봤지, 뭐가 어떻게 돌아가서 수익을 내는 것인지 전혀 감이 안왔다.

 

일단은 창업마켓을 지원한다고 해서,

 

이게 되겠어? ㅋ

 

하고 호기롭게 갤러리를 하겠다며 들어갔는데,

 

덜컥 붙은거다 이게.

 

막상 가서 보니까 양 쪽 벽이 다 통창이라서

 

작품을 걸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마침 우리 팀원 행진이, 부모님께서 인테리어 사업을 하고 계셔서 망정이지

 

시작도 못하고 포기할 뻔 했다.

 

 

이게 나무 가벽을 세운다음, 퍼티를 두껍게 바르고

 

그 위에 페인트를 칠했다.

 

이것도 몇 번을 다시 칠했나, 하으 이제는 페인트만 보면 그때 생각이 난다.

 

하여간 쉬운 일이 세상엔 하나도 없다 정말.

 

현장에서 일하시는 모든 분들을 진심으로 존경하게 됐다.

 

사실 나는 종이접기도 못하고

 

신발끈도 잘 못 묶는 똥손으로서

 

내가 손대면 자꾸 망가진다고 저리 가서 다른 일이나 하라고 우리 팀원들이 말렸다.

 

 

뭐 이런거나 했다.

 


 

그렇게 이런 멋진 공간이 만들어져

 

지금은 너무 편한 공간이 됐다.

 

여기는 대관하시는 분들이 활용하시면서

 

공간에 생명력을 불어넣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1년 밖에 남지 않은 이 곳 수명을

 

최대한 많이 뽑아 먹어야겠다고 다짐한다.

 


 

그리고 대망의 청년창업사관학교.

 

이거 없었으면 우린 죽었다.

 

아 진짜 정말입니다.

 

이거 없었으면 진짜 큰일 났다.

 

사실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지인을 통해 알게 됐다.

 

작년에 생애최초라는 중기부 지원사업 하나 땄다고,

 

네트워킹 행사를 몇 번 갔었는데,

 

가서 만나는 사람들마다 다 청년창업사관학교 출신이었다.

 

알아보니까 사업비도 크고, 기간도 길고,

 

토스랑 직방도 이곳 출신이라고 하니

 

꽤 좋고 명망있는 사업 같았다.

 

그래서 한참을 준비했지만, 정말 확신이 없었다.

 

일단 우리는 2021년도에 매출이 거의 없었고,

 

직원도 정규직으로 고용된 인원이 아예 없었으며,

 

있는 거라곤 전시 열었던 레퍼런스, 그리고 작가님들 명단 뿐이었다.

 


나는 항상 지원사업을 쓰던,  mou를 하던

 

사업적으로 뭔가를 할 때 

 

반대의 입장이 되어서 연기를 해본다.

 

심사위원의 입장과 기관의 입장에서,

 

과연 우리를 뽑아줄까?

 

아유 나같으면 바로 떨어뜨렸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런 기관 지원사업 같은 경우는, 보통 실적을 내야한다.

 

예를 들면, 매출/고용/투자 같은 지표들 말이다.

 

정부 사업비가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돈을 주는 명분이 있으려면 우리가 이만큼 지원했으니 너네는 이만큼 성장해서 벌어와.

 

하는 게 당연하기 때문이다.

 

냉정하게 생각했을 때 우리가 그만큼의 메리트가 있을까?

 

생각하며 아이템을 조금 틀었다.

 

바로 모아도.

 

https://art-moado.com/

 

Moado(모아도)

예술인과 예술단체의 공개프로필 등록 플랫폼, 작가모집, 공모전, 예술단체소개 제공

art-moado.com

 

웹플랫폼을 이용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공지수 작가님과 떠들면서 장난처럼 만들어놨었던 웹사이트가 하나 있었다.

 

처음에는 우리 전시에 떨어진 작가님들께 너무 죄송해서

 

그 분들을 어딘가에 등록시켜놓고 다른 단체랑 매칭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만들었었다.

 

이 플랫폼에 스토어 기능을 넣고, 블록체인 기술을 붙여서 들어가자라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우리가 원래 하던 mlm프로젝트도 해치지 않으면서,

 

사업성을 극대화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서 아이디어를 잡고, 사업계획서를 쓰기 시작했다.

 

정말 하고 싶었지만,

 

실망할까봐 기대도 안했다.

 

윤섭이랑 같이 맨날 밤 늦게까지 남아서 쓰고 지우고, 또 쓰고 지우고 반복했다.

 

밤에 그렇게 라면을 먹어서 살이 이렇게 쪘나보다.

 

항상 집에 갈 때는 똑같은 이야기를 하며 집에 갔다.

 

"야 근데 이거 붙을 수는 있는거냐?"

 

"난 솔직히 기대 안해~"

 

질문도 똑같았고, 대답도 항상 같았다.

 

그래도 내심 둘 다 기대는 했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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