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의죽음(My sister dead), Oil on canvas, 72.7 x 72.7, 2021

 

 

 이제껏 내가 느껴왔던, '사랑'이라는 감정을 가장 잘 보여준 존재는 '언니' 다.
조건 없이 무한한 사랑을 보여주는 언니 덕분에 지금 내가 살아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언니와의 여행 중 기묘한 해변을 발견했다.
돌과 물이 특이하게 어우러져 있는 풍경은 마치 우리 자매가 초현 실 세계에 살고 있는 듯 느껴졌다.
나는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듯한 이 해변에서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무주건 언니보다 하루 전 날 죽고 싶다고 생각한다. 
내가 언니보다 늦게 죽으면, 정말 정말 슬플 것 같기 때문이다. 
평생 나를 챙겨주던 사람이 단 하루라도 없는 것은 너무나도 괴로운 일이다. 
나는 죽을 때 까지 이기적인 동생인가보다. 언니는 언니니까 내가 먼저 죽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왜냐면 언니는 내가 힘들어 하는 것을 보기 싫을테니까.
하늘에서 내가 먼저 기다리고 있으면, 언니가 오는 날 재밌게 놀 상상을 한다. 우리 자매 모두에게 좋은 것이다.
 
나는 언니의 사랑과 죽음을 동시에 생각하면서 우리의 어릴적 이미지와 현재의 이미지,
 또 우리가 함께 예쁘다고 생각한 이미지들을 한 공간에 담고 싶다고 생각했다. 
서로 다른 이미지들이 한 군데에 어우러져 내가 기묘한 해변에서 느꼈던 초 현실성, 사랑을 느낄 수 있다. 

그림을 보는 사람도 이를 느껴 죽음과 사랑에 대해 재고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