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소개

 

 

 

 

모든 사회는 저마다의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하여
인적자원을 양육하고 공급하기 위하여 많은 종류의 교육적 시스템을 활용한다.
교육과 훈련이 때로는 공동체 구성원들로 하여금 저마다의 위장(포장된 말들과 행동들)의 기술을 요구하기도 한다.
지금 우리 사회의 여러 곳에서 많은 사람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방어와 공격의 수단을 가지고 자신을 보호하며 저마다의 공간을 확보하려 애쓰고 있는 듯 하다.

이러한 사회 구조를 목격하며 성장하였고, 공동체의 틀 속에서 배척당하지 않기 위하여 즐겁고 행복하게,
때론 장난스럽게 스스로의 정체성을 위장하며 생활하였다.
밝고 긍정의 모습들만 요구되는 사회속에서 불안과 우울, 환멸과 무너짐, 고통의 감정들은 내면에 자리잡고 하나의 군집으로 형성되어 또 다른 내 자신이 되어 살아가고 있었고 때론 나만의 안신처가 되어 주었다.

지금 사회는 개인의 감정 표현이 이전 세대에 비해 더 중요해진 듯 보인다.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 과장한다.
‘당신의 브랜드 가치를 올려라’ 와 같은 말이 일상화된 오늘, 사람들은 여러 소셜 미디어를 통해 ‘나-상품’ 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홍보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 속에 ‘좋아요’와 ‘팔로워’의 수는 저마다 인지도와 값어치를 반영하는 것으로 중요하게 여겨지기 떄문이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자신을 과대포장하고 본 모습과 다르고 과장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사회의 일원으로서 각 개인이 소속되어 있는 지역사회와 공동체가 규정해 놓은 규칙에 의해 행동하게 되고, 각 개인의 내면은 제대로 존중받지 못한 채 자기의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사회의 규칙들로 인해 내면의 감정 표현은 점차 미숙해지며 수동적으로 변화 되는 듯 하다.

이로 인해 개인이 해소하지 못하는 감정들은 다양화되고 깊어지고 있다.

본인의 경우 역시 이러한 사회 구조 속에서 내면의 감정을 숨기고 겉으로 포장된 위장의 기술들을 지녔던 경험이 있다. 공동체의 틀 속에서 배척당하지 않기위해 즐겁고 행복하게 때론 장난스럽고 맹랑하게 스스로의 정체성을 위장하며 생활하였던 것이다.

무겁게 느껴진 과장의 말들과 행동들이 사회의 규율에서 벗어나 미성숙한 방어기제로 표출되어 배척당하고 고립되었다. 이러한 삶의 경험을 내용으로 작품 제작이 시작 되었고, 쌓여가는 내면의 감정들을 해소하고 스스로를 치유하는목적이 되었다.


牛步 , 100x100x130(h)(cm) 이내 가변설치, copper, 2022

 

스르-륵, 60x42x38(cm) , copper, 2022






작품 설명

얼굴도 몸통도 없이, 감정도 없이 주어진 대로 살아가지만,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해 내는 모습을 동물의 발 이미지를 사용하여 형상화 한 것이다.

여러 갈래 길이 있고, 그 길을 걸어가는 다양한 형태와 동세로 표현 하였다.
그리고 발에 나타난 동의 부식은 오랜 세월동안의 삶의 흔적을 나타낸다.

그리고 발톱은 교육에 의해 배운 사회성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규율과 규칙에 맞추어 살아가지만
여전히 공격성과 날카로움이 남아있음을 광을 내어 표현하였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