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팀이 만든 뉴로고

 

 mlm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할 때는 거창한 목표도 없었고, 이걸로 내가 어떻게 돈을 벌고 살아야겠다라는 로드맵도 없었다.

 

그 당시때는 모아둔 돈으로 무료로  실력있는 작가들이랑 같이 전시를 해보고 싶다. 단지 그거 하나였다.

 

어제 금강일보 기자님이랑 한시간 반 가량 인터뷰를 하고 왔다.

 

회고라고 하기는 오래전 일도 아니지만, 그래도 이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과정을 쭉 설명하다보니

 

괜시리 뿌듯하면서, 불안하기도 하고, 과연 내가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는 깜냥이 있는지도 고민을 하게 됐다.

 

누구든지 한번쯤은 하는 생각일 것이고, 치열한 고민과 번뇌를 거쳐 또 성장하는 것이 인간의 삶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생각의 끝은 "내가 이 일을 왜 하고 있는가"로 귀결되는데,

 

누가 나에게 전시를 기획하라고 시킨 것도 아니고 돈을 뺏어서 강제로 한 일도 아니니

 

내 의지로 이 일을 처음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 나는 이 일을 할때가 가장 행복하고 보람차다.

 

이 생각을 확실히 하고 가니 에너지가 확 충전되는 듯 했다.

 

  


예술을 직접 전공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큐레이터학을 전공하지도 않았다.

 

그런 내가 쌩뚱맞게 갑자기 전시를 기획하는 일을 사랑하게 된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無에서 有를 창조하는 행위.

 

내가 그 전시를 기획하지 않았으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 전시에 참여했던 작가님들은 워낙 실력이 출중한 분들이니 다른 전시에 출품하셨겠지만

 

mlm프로젝트가 직접 만든 전시인 휴, 애 전시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무것도 잡혀있지 않은 형태에서 기초 기획부터, 작가모집, 그리고 디피까지

 

진행되는 그 일련의 과정이 너무 재밌었고 보람찼다.

 

그곳에서 내가 재미를 느꼈고, 평범한 취준생 대학생이였던 내가 삐딱선을 타게 된 이유이다.

 


 

정기전시는 아무래도 최대한 많은 작가님들께 기회를 드리려고 하다 보니

 

포괄적이고 다양한 색깔을 모두 담을 수 있는 거시적인 주제를 잡고 진행하게 된다.

 

그래서 자칫 잘못하면 주제와 전시 작품들이 조금 궤가 어긋나는 상황이 발생하곤 한다.

 

정기전시 두차례를 진행하면서, 어렴풋이 생각했던 한국 전통설화를 이용한 기획전.

 

기획전은 정기전시보다 주제를 타이트하게 잡고 갈 수 있지만, 작가님들에게 부하가 갈 수 있다는 점,

 

컨셉 기획과 장소 선정, 디피에 있어 기획팀의 손길이 더 많기 가기 때문에 기획팀의 정확한 실력을 볼 수 있다.  

 

한국화 기획전을 계획하고 진행하고 있는 지금.

 

머릿속에 그리고만 있던 순간을 실제로 실현한다는 측면에서 즐겁고 재밌지만

 

그만큼 더 멋지고 예쁘게 전시를 만들고 싶은 생각도 커서 자꾸만 욕심이 과해진다.

 


공고를 통해 같이 전시를 진행하게 된 다섯분의 작가님들과, 애 전시에서 새롭게 기획팀으로 합류하게 된 다예.

 

매 전시마다 새로운 사람들과 기획하면서 업그레이드 될 수 있는 mlm프로젝트가 되길 바란다.

 

아 그리고 하나 더.

 

정부 지원사업에 선정되면 사업비를 집행하고 증빙해야하는데, 이거 하다가 내 온갖 시간과 체력을 다 쓰고 있다.

 

왜 정부는 선불 지급이 안되게 만들어놨는지 모르겠다;

 

외주 용역은 거의 선불 지급이 국룰인데 말이다.

 

그것때문에 양해를 구하고, 서류를 받고, 각서를 쓰고 어쩌구..

 

그래도 사람이 참 물에 빠진 사람 구해놨더니 가방 내놓으라고 그런다고

 

첫번째 전시때 건우랑 라면 끓여먹으면서 버텼던 때를 생각하면.. 감사한 일이다.

 

아무리 그래도 선금 지불이 안된다는 건 너무하다.


 

<박상덕 화백의 "그녀는 예뻤다" 초대전, 아리아갤러리>

 

mlm프로젝트를 하면서 꽤 많은 대전 충청지역의 문화예술계 종사자들과 만남을 가지게 되었다.

 

대전 대흥동에 있는 아리아 갤러리도 그들 중 하나였는데,

 

관장님이 그 누구보다도 전시에 진심이셨고, 그만큼 열정도 가지고 계셔서 참 멋있으셨다.

 

막걸리도 한박스나 선물해주시고 덕분에 사무실 직원 분들이랑 나눴다.

 

남은 막걸리는 우리 팀원들 다음 회식때 싹 마시게 되지 않을까 싶다.

 

그 회식날 만큼은 우리 윤섭이와 나리가 술을 많이 마셔도, 내가 잔소리를 하지 않을 것이다 :)

 


11월 말 한국화 기획전, 온더기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미 계약도 마쳤고~ 굿즈도 차차 제작중이고, 작품만 나오면 완벽한 상황이다.

 

시험기간과 작품 제작기간이 다들 겹쳐서 정신 없고 바쁠테지만 

 

조금만 힘내줬으면 좋겠다. 

 

파이팅입니다 우리 작가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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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가 이제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리플렛, 포스터, 굿즈 .. 등등 슬슬 준비가 마쳐가고 있는 시점이다.

 

패브릭 포스터만 아직 오지 않았는데, 그건 아무래도 8월 30일이나 31일에나 나올 것 같아서

 

아무래도 서울로 직접 가지러 가야하지 않을까 싶다.


이번 전시는 유천동에 위치한 이피스에서 진행된다.

 

1차 전시를 했던 갤러리지에이가 탄방동으로 이전해서 9월에 전시는 어려운 상황이었고,

 

다시 발품을 팔던 중 이피스가 눈에 들어왔다.

 

지하 1층, 2층, 3층으로 구성된 공간인데 러프한 매력이 넘친다.

 

사진 찍기 좋은 곳이다. 음료도 맛있고.

 

사장님도 전시에 대한 열정과 그림에 대한 애정이 굉장히 많은 분이셨다.

 

다만 주차할 공간이 따로 있진 않아서, 옆 길가에 흰색 선에 주차를 해야한다.

 

벌써부터 작품 나를 생각에 이두, 삼두가 불끈거린다.


休 전시회가 끝나고, 다음 전시 주제를 구상하던 때였다.

 

 

휴식이라는 주제에서는 많은 휴식의 대상이 나왔다고는 하지만,

 

크게 보면 평화, 작가가 좋아하는 사물이나 대상과 함께하며 휴식을 즐기는 편안한 느낌의 그림이 많았다.

 

그래서 이번 전시회에서는 최대한 많은 색깔을 담아보고 싶었다.

 

그때 마침, 친구들하고 술을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여자친구랑 헤어졌다고 소주 세병을 때리는 놈 (ㅅㅇㅅ)

 

썸을 타는 사람이 있는데, 아무래도 자기를 안좋아하는 것 같다고 시무룩해 있는 놈(ㅂㅇ)

 

등등..

 

가만 생각해보니 남녀를 불문하고 앉았다하면 하는 이야기가 사랑이야기 아닌가.

 

더군다나 그 사랑에 대한 시각이나 색깔은 모두가 다 달랐다.

 

사랑하면 떠오르는 아름답고 행복한 이미지와,

 

가슴 아픈 사랑을 하거나 정말 나쁜놈을 만나서 온갖 고생을 다해 나오는 증오의 이미지도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주제를 사랑으로 잡았다.

 

굉장히 일반적인 주제지만 그 안에 담긴 여러가지 색깔을 끌어내고 싶었다.

 


전시를 관람하는 분들께 약간의 팁을 드리자면, 층별로 분위기가 매우 다르다.

 

하나의 호흡으로 쭉 전시를 관람하는 것 보다는 층별로 끊어 관람하는게 이해하기 더 쉬울 것이다.


올해 3월에 비하면, 활동하는 범위도 넓어졌고 신경써야할 일들도 많아졌다. (사실 다섯 달 밖에 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우리와 비슷한 활동을 하는 문화예술단체, 청년단체를 많이 만나게 되었다.

 

정말 신기하게 똑같은 고민들을 하고 있었다.

 

활동에 대한 홍보에 목마름, 창구에 대한 부재, 미래에 대한 불안감.

 

사실 이런 단체들은 학교가 아니기 때문에 누군가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우리 또한 마찬가지였고, 아직도 그 문제들이 완벽하게 나아졌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서로 네트워크가 굉장히 중요하다.

 

정보라도 나눠야 힘을 합쳐 무언가를 할 수 있다. 창업이든 사회적활동이든

 

(다음 mlm프로젝트의 확장에 대해 힌트다.)


 

 

사실 포스터가 이게 아니고, 우리 팀이 만든 포스터 하나가 더 있었다.

 

작가님들에게 알려드리고 의견을 물었는데, 이상하게 단톡방이 굉장히 조용했다.ㅋㅋ

 

그래도 뭐 투표는 다 됐었고, 가장 많이 선택된 것으로 진행을 하려는 찰나!

 

새벽에 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작가님 중 한 분이셨는데, 굉~장히 공손하게 포스터 외주를 주는 것이 어떻겠냐는 의견이셨다.

 

저렇게 공손하게 이야기하면 더 무섭다 사실.

 

의견의 내용을 정리하자면 이런 것이였는데,

 

"포스터는 전시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처음 맞이하는 얼굴과 같다.

 

그래서 돈이 좀 들더라도, 퀄리티 높게 포스터를 뽑는 것이 좋을 것이다."

 

백번천번 공감하는 말이다.

 

그러나 문제는 저번에 말했던 중기부 지원사업 사업비는 9월부터 지출이 가능했다.

 

이번 전시는 우리 자체 예산으로 진행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이미 굿즈 제작 예산을 제외하고는 더 이상 지출할 돈이 없었다.

 

포스터 외주가 뭐 1~2만원 하는 것이 아니였다. 잘하고 유명한 곳에서 하면 수십만원의 돈이 드는 작업이었다.

 

(몰랐다 사실 이렇게 비쌀줄..)

 

머리가 아주 딱딱 아픈 새벽이였다.

 

그러나 어디에나 구세주는 있는 법.

 


사람이 죽으라는 법은 없다고, 외주를 구한다고 작가님들께 소개시켜달라고 연락을 남겼더니

 

꽤 많은 분들을 소개시켜주셨다. 

 

완전 현직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단가를 지불할 형편이 되지 못하니,

 

시각디자인을 하는 대학생이나, 관련 경험이 있는 학생이였으면 했다.

 

싸게 그들을 최대한 뽑아먹겠다는 뜻이라고 누군가는 보겠지만,

 

정말 그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다.

 

결국 외주를 구하고! 포스터 제작에 들어갔다.

 

레퍼런스 몇개를 보내고선 제작이 다 될 때까지 다른 일들을 하는데,

 

세상 이렇게 편할 수가 없다.

 

역시 돈이 좋고, 외주가 좋은 것이다.

 

심지어 작업물에 대한 작가님들 반응도 꽤 좋았다.

 

저게 요즘 감성이라고들 하시는데, 사실 나도 스물 넷 밖에 되지 않았지만 요즘 감성이 어떤 건지 잘 모르겠다..

 

그렇게 저 멋진 포스터가 탄생했다.

 

이번 전시때도 마찬가지로 작가님들이 도와주시지 않았으면 정말 몇배는 더 힘들었을 것이다.

 

감사합니다 여러분:)


사실 지금 당장도 닥쳐있는 어려움들이 많다.

 

지하 전시장 청소도 해야하고, 뭐 장비도 사야하고, 조명도 사야하고 등등..

 

여름이기도 하고 장마여서 그런지 체력은 날이 가면 갈수록 딸리기 시작한다.

 

그래서 7월? 그 쯤부터는 입에 카페인을 달고 살았다.

 

사무실에 출근하면 아메리카노 한잔, 점심먹고 한잔, 운동가기 전에 한잔..

 

하루에 세 잔씩 수혈하듯이 마시니까, 점점 제정신이 아니게 되는 것이 느껴졌다.

 

영혼 없이 움직이는 듯한 느낌, 운동을 하는데도 근육이 빠지는 듯한 불쾌한 느낌..

 

그래서 카페인을 끊기로 했다.

 

사실 뭐 이런 부분에 대한 잔소리는 여자친구가 전공이기 때문에

 

운만 좀 띄워주면, 알아서 수위높게 잔소리를 해준다.

 

지금 카페인을 끊은지 약 5일째.

 

디카페인 원두를 찾아다니고 있다.


끝내려고 했는데, 마지막으로 굿즈에 대해 짤막하게 소개하자면

 

쉬폰 패브릭포스터! 

 

이게 또 요새 인스타에서 핫하다고

 

정아가 귀에 피가 나도록 이야기를 하는 바람에 굿즈로 나오게 됐다. (사실 너무 고맙다.)

 

당연히 일반 직물 패브릭 포스터도 나올 것이다.

 

이번 전시회에 조향사님이 작가로 참여하시는데, 정말 많은 도움을 주셔서

 

아트퍼퓸까지 굿즈로 나올 것 같다.

 

더해서 레진목걸이, 엽서, 그립톡 신상까지.

 

이것들 안팔리면 우리 간판 내려야한다. (엄숙)

 

전시 많이 찾아주세요. 4단계라 예약제로 진행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https://reviewgo.tistory.com/77

 

2-6 역량

9/1~9일. 드디어 전시가 시작됐다. 열심히 준비한 전시였다. 기획한 우리 팀 뿐만 아니라 작품을 내기 위해 힘써주신 모든 작가님까지 완벽했다. 디피할때는 저번 전시와 다르게 조금 어려웠던 부

reviewgo.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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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Model :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어떻게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어떻게 마케팅하며,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 하는 계획 또는 사업 아이디어

 

지원사업을 따낼 때나 창업에 관한 지원을 받을 때,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 사업의 BM이 뭐에요?"

 

우리 역시 지원사업 사업계획서나 발표평가 자료에 BM에 대한 자료를 가장 많이 수록하곤 한다.

 

절대 돈을 바라고 시작한 mlm프로젝트가 아니지만, 덩치가 커질수록 돈에 대한 압박이 가장 커지는 것을 느낀다.

 

압박에 시달리는 헬조선! 이라고 많이들 욕하지만 사실 이 부분은 세계 어느나라에서도 똑같다고 생각한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자랑을 좀 해보려고 한다.

 

최근 정말 기쁜 일이 있었다.

 

 

"생애최초 초기창업자 지원사업" 에 대해 좀 썰을 풀어보자면

 

먼저

 

1) 이 지원사업을 어떻게 알게되었는가.

 

때는 바로 mlm프로젝트_愛 전시회 후원 계약을 따러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던 7월 초.

 

돌고 돌다가 한남대학교 창업지원단에 방문하게 됐다.

 

아무래도 대전에서 가장 창업을 많이 지원해주는 곳이기도 하고, 우리 팀원들 중에 재학생도 있었기 때문이다.

 

후원 계약을 따내기 위해 영업하러 다닐 때는 

 

우리가 무슨 놈들인지 잘 모르시기 때문에, 한 손에는 mlm프로젝트 포트폴리오

 

나머지 한 손에는 지금 진행하고 있는 mlm프로젝트_愛의 전시기획서를 들고 찾아간다.

 

한남대학교도 마찬가지였다.

 

창업지원단 건물에 불 켜져 있는 아무 곳이나 들어가서 후원 좀 해달라고 이야기 할 계획이였다.

 

기획팀장인 나리랑 같이 갔었는데,

 

호기롭게 직접 찾아가서 이야기하고 오자고 제안한 나는 오히려 문 앞에서 덜덜 떨고 있고

 

나리는 그런 나를 아는지 모르는지,

 

이미 들어가서 인사하고 있던 찰나였다.


이런게 바로 걸크러쉬인가.

 

생각보다 우리를 기쁘게 반겨주셨고, 자리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이때부터는 내 역할인데, 내가 불쌍한 척을 좀 잘한다.

 

"어떻게 시작했고 지금은 뭘 하고 있고 우리 작가들은 누구누구고

 

우리 팀원들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으며 나는 뭐하는 사람이다." 라는 것을

 

너무 길게 늘어지면 안되니까 최대한 컴팩트하게 전달했다.

 

"아직 시작하는 단계고 돈 없이 불쌍하게 사업하고 있으니, 한남대 창업지원단이 우리를 도와준다면

 

대외적으로 이미지도 좋아지고 명분도 챙길 수 있을 것이다!"  하고 주제 넘게 이야기했다.

 

다시 생각하면 얼마나 웃겼을까. 

 

어디 다짜고짜 방학에 쳐들어와서 후원을 해달라니. 신선 했을 것이다.

 

(사실 이렇게 찾아간 곳이 중구청도 있고, 창업지원단도 있고 다른 여러 사업체도 있다.)

 

열심히 침튀기며 설명하고 있는 우리가 가여우셨는지, 교수님 미팅도 잡아주시고

 

지금 중기부에서 하고 있는 이런 사업이 있으니 한번 지원해보시라고 공고문도 뽑아주셨다.

 

근데 마감이 이틀밖에 남지 않았는데, 가능하시겠냐고 조심스레 물어보셨다.

 

그때가 다행히 사무실 입주 합격한지가 얼마 되지 않았을 때기도 했고, 사업계획서 양식이 꽤 비슷해서

 

이틀만에 무조건 이거를 내겠다고 큰소리 치면서 창업지원단을 나왔다.

 

스폰 계약은 땄기 때문에 일단 소기의 성과는 달성했다고 싱글벙글 웃으면서 사무실로 향했다.


2) 서류 작성하기.

 

앞서 말했듯, 최종 제출일까지 이틀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동안 우리는 문체부나 문화재단을 노리고 사업계획서 초안을 잡아 놓은 상태였기에

 

중기부는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는지 전혀 모르는 상황이었다.

 

아, 그리고

 

그 창업지원단 사무실에서 읽어본 사업계획서 양식은 언뜻 보기엔

 

우리가 그동안 작성했던 양식과 매우 흡사해보였지만,

 

실제로 가져와 천천히 뜯어보니, 방향성이 굉장히 달랐다.

 

문체부나 문화재단은 사업이라기 보단 문화예술 측면에서 이 활동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연령층을 어떻게 만족시킬 수 있는지, 그 방법은 무엇이고,

 

지속가능한 활동인지, 확장성이 있는지를 물어보고 있었다면

 

중기부는 정확히 이 사업이 돈이 되는지, BM이 그동안 존재하지 않았던 창의적인 것인지,

 

쓰이는 기술이 미래가 있는지, 사업을 확장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물어보고 있었다.

 

그 때 mlm프로젝트의 BM의 현실성에 대해 좀 더 깊이 생각할 수 있었다.


우리 BM은 크게 3가지다.

 

첫번째는 전시회에 직접 작가님들의 작품이 팔리는 것.

 

두번째는 라이센스 계약을 통해 작가님들의 작품이 외부로 출품되는 것.

 

세번째는 작품을 활용한 굿즈를 판매하는 것.

 

언제까지 내가 알바해서 모은 돈으로 전시회를 열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mlm프로젝트를 처음 만들때부터 BM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구축한 것이 저 세가지다.

 

결국 고상한 척 했던 너희도 돈을 벌려고 이 일을 하는 것이구나! 하고 비난하는 사람도 있겠지.

 

물론 현실에 벽에 부딪혀 세상에 쉽게 나가지 못하는 청년 예술가들을 돕기 위해 mlm프로젝트를 시작했지만

 

결국 우리도 돈이 있어야 그들을 위한 전시회를 지속적으로, 더 좋은 퀄리티로 열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현실과 타협한 우리를 용서해주길 바란다.

 

아무튼, 이 BM을 언제까지 어떻게 확장할 것이며

 

해외로는 어떻게 진출 할 수 있는지, 어떤 상품을 개발할 것인지 등을

 

그동안 써왔던 사업계획서를 바탕으로 새로운 방향으로 작성했다.

 

정부 부서마다 지향하는 방향이 정말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마땅히 사업가라면 여러 방향을 전부 준비해놔야만 한다는 것을 느꼈다.

 

망하는 사업가들이 정말 많다지만, 그래야 1%라도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을까싶다.

 

결국 나도 언젠가는 망하고, 다시 취업전선에 뛰어들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믿고 같이 일해주는 우리 팀원들을 위해서라도 정말 간절히 성공하고 싶다.

 

그렇게 꼬박 이틀을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떼야하는 각 종 서류들까지 마무리 한 다음 

 

드디어 제출했다..!

 


3) 기다리기

 

애초에 시간도 너무 촉박했고, 우리 사업의 성격이 중기부와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결과는 정말 기대하지 않았다.

 

이건 정말이다.

 

열심히 쓰긴 했지만, 떨어져도 별로 아쉬울 게 없었다고 생각했다.

 

위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우리가 준비하던 것과 다른 성격의 계획서를 작성하면서 얻은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만약 서류에서 광탈해도, 쓰면서 부족하다고 느낀 것들을 얼른 바꾸고 다시 생각해봐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렇게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서류 결과 발표날이 언제인지도 몰랐을만큼 별로 관심에 멀어져 있었다.

 

사실 무언가 지원하고 결과에 관심이 없다는 것은 정말 붙을 생각이 1도 없을 때 가능한 일인데,

 

이 지원사업은 정말 그랬다. 그만큼 기대를 안했다.

 

아마 서류 발표날이 여자친구랑 경주에 놀러갔다가 다시 대전으로 돌아오는 날이었을 것이다.

 

더위에 찌들어서 헥헥거리며 아무 카페에 들어가 음료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메일이 하나 왔다. 서류통과예정자라고.


 4) 발표준비

 

메일에는 서류 통과 후 발표평가에 대한 설명이 나와있었는데, 일단 읽지도 않고 전화부터 돌리기 시작했다.

 

나리, 건우, 우리 팀원들 다 연락을 돌리면서 기뻐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이야 이렇게 삼삼하게 쓰지만, 그때는 좀 진짜 많이 기뻤다.

 

아마 같이 여행간 여자친구 옆에 놓고 좋다고 연락 돌리기 바빴으니 서운하긴 했을 것이다.

 

그만큼 예상하지 않았던 합격소식은 더더욱 기뻤다.

 

정신차리고 집에가서 그 밑에 써있는 발표평가 설명을 읽어보았다.

 

서류가 통과되면 최종 선정 결과 평가에 서류 점수는 반영되지 않으며,

 

100% 발표평가 점수로 최종 선발된다고 나와있었다.

 

사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발표하는 것에는 자신이 있었다.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사람을 앞에두고 무언가 발표할때면 내 말 한마디 한마디에 반응이 온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고 재밌기도 해서, 꽤 발표를 즐겼던 기억이 있다.

 

태생이 좀 관종끼가 있었나보다.

 

아무튼 서류는 다른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턱걸이로 붙었으리라고 확신했기 때문에

 

최종 결과에 서류평가 점수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 오히려 다행이었다.

 

그렇게 이번 발표 PPT에는 영혼을 갈아넣겠다는 각오와 함께 대전으로 돌아왔다.

 

PPT 제출일까지 시간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한 4일? 

 

사무실에 박혀가지고 하루종일 PPT를 만들었다. 물론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바탕으로 만들면 되겠다는 생각에

 

내용을 정리하고 시각화하는 느낌으로 만들었다.

 

열심히 다 만들고 지인들에게 피드백을 받던 찰나, 그 메일을 다시 열어보았다.

 

내용만 꼼꼼히 읽었는데, 제일 밑에 첨부파일이 하나 있었다..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래. 역시 PPT 양식이 있었다.

 

이틀을 꼬박 새워 만들었는데.. 다시 처음부터 만들어야만 했다.

 

덜렁덜렁거리면 몸이 고생한다.

 

우리 어머니가 맨날 하는 말인데, 잔소리로 생각하고 쓱 흘려들었지만

 

결국 이런 불상사가 발생하고 만다.

 

엄마말을 잘 듣자. 국룰이다 국룰

 

뭐 어쩌겠는가. 열심히 다시 만들었다. 양식에 친절하게도 들어가야 할 내용들이 빨간 글씨로 다 나와있었다.

 

그래도 많이 수정하지는 않아도 됐었는데, 신기하게 원래 만들었던 PPT에

 

대충 그 빨간 글씨 내용들이 다 들어있었다.

 

역시 사람들이 생각하는 필수 내용들은 다 비슷하기 마련이다.

 

그렇게 하루 일찍 최종 PPT를 제출했다. 

 

조금 일찍 마감하니까, 어디 물건 놓고 온 느낌처럼 계속 불편하더니

 

결국 마감 두시간 전에 슬라이드 몇개를 수정하고 추가하고, 다시 제출했다.

 

일찍 내도, 데드라인 끝까지 수정하는 건 어떤 사람이든 매한가지다. 

 

서류때는 별로 그렇게 간절하진 않았다. 안될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근데 이번 발표평가때는 정말 사람이 간절해졌다.

 

PPT 제출하는 이메일이 맞게 입력 됐는지 5번은 넘게 확인했다.

 


5) 발표 당일

 

PPT를 내고 발표 당일까지는 꽤 시간이 있었는데

 

하지만 제출일 이후에는 PPT 수정을 할 수 없었다. 

 

이게 얼마나 골때리는 일이냐면

 

PPT를 매일 보면서 연습하는데, 보면 볼수록 고치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건 아마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근데 고치질 못한다니, 고문이 따로 없다.

 

더군다나 발표시간이 10분으로 제한되어 있다.

 

물론 PPT 제출 전 실제 발표하는 것처럼 해보니 10분 30초 가량 나오길래

 

그냥 냈지만, 그 많은 내용들을 10분에 압축하는건 정말 힘들다.

 

차라리 시간을 무제한으로 줬으면 훨씬 쉬웠을텐데.

 

거의 뭐 1.5배속으로 말하자는 마인드로 내용을 다 담기로 했다.

 

그렇게 숨막히는 나날들이 지나가고..

 

발표 당일이 오긴 오더라.

 

코로나 때문에 스카이프로 진행했다.

 

사실 직접 가서 하는게,

 

목소리도 그렇고 현장감이라는게 있어서

 

시간도 딱 10분으로 잘리지 않고 40초 정도는 오버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나는 발표 준비할 때 대본을 쓰지 않는다. 써놓으면 아무래도 보고 읽게 되는 것이 사람이기에

 

많이 연습하면서 대충 이 슬라이드엔 어떤 내용들을 꼭 이야기해야지 하고 기억해 놓고 대본은 쓰지 않는 편이다.

 

물론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

 

간절하니까 긴장이 되었다. 그래도 뭐 연습한대로 잘 한 것 같았다.

 

스카이프라 내 목소리가 잘 들릴까 싶어, 평소보다 크게 말한 것 빼곤 특이점이 없었다.

 

문제는 이제 질의응답 시간이었다.

 

5분의 심사위원이 계셨는데, 앞에 4분은 정말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칭찬만 해주셨다. 질문이랄 것도 딱히 없었다.

 

예를 들자면

 

"~~~점이 굉장히 좋다. 근데 내가 생각하기엔 ~~~로 한정할 것이 아니라, 나라 전체로 확장한다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것이고, 사업도 더 커질 것 같은데 대표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뭐 이런 질문들이었다. 

 

그러나 역시 마지막 질문하시는 심사위원님께서 정곡을 딱 찔러버리셨다.

 

" 팀원이 대표님 제외하고 6분이신데, 이 분들 정규직으로 다 고용하기 위해선

 

정기 전시회 최소 몇 번, 매출은 얼마 이상 나와야 가능할 것 같다고 계획하신 것 있냐. "

 

어허. 계획을 했을리가 ㅋ 정적이 흘렀다.

 

근데 사실 아부지랑 저녁 먹으면서 비스무리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긴 했었다.

 

사람 하나 정규직으로 고용하기 위해선 급여, 4대보험, 연금, 퇴직금, 복지 기타 등등해서 

 

최소 얼마 이상은 생각해야한다고 말씀해주신 게 생각나서 간신히 입을 뗐다.

 

사실 기억도 잘 안난다 하도 횡설수설해서.

 

뭐 잘 알아들으셨는지 모르겠지만, 그 질문 하나 때문에 좋았던 기분이 한순간에 나락으로 가버렸다.

 

가장 중요한 질문이었다고 생각했다. 예산에 대한 구체적 계획 없이

 

그저 일단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여기실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질문이 끝나고 발표는 마무리 되었지만, 찝찝한 기분은 가시지 않았다.

 


6) 결과 발표

 

결과 발표가 이틀 후 였다.

 

우연찮게 고등학교 친구들이랑 여행가기로 한 출발날짜에 결과발표가 잡혀있었다.

 

그 기다리는 이틀 동안은 서류발표와는 차원이 다르게 긴장의 연속이었다.

 

오죽하면 꿈도 꿨겠는가.

 

꿈도 막 아~~주 잔인하게 떨어지는 꿈.

 

아직도 기억에 남는게, 그 마지막에 질문해주신 심사위원 분이 꿈에서

 

" 아유~ 설마 붙겠어요? " 하시는 

 

뭐 이 따위의 꿈을 꿨었다.

 

사업비도 꽤 크고, 이게 만약 붙는다면 내년까지는 돈 걱정 없이 그래도 전시는 열 수 있겠다는 생각에

 

더욱 간절했던 것 같다.

 

결과 발표날이 12일이었는데, 저녁 6시까지 메일이 안왔다..

 

아 이거 떨어졌다 싶었다. 결과발표는 떨어져도 연락을 분명 준다고 했었지만

 

담당자님이 얼른 퇴근하고 싶은 나머지 붙은 사람들한테만 메일을 보냈겠다는 상상을 하면서

 

퇴근 시간이 보통 6시니까, 나는 이제 끝났구나 싶었다.

 

친구들한테는 오늘 발표 안하나보다 너스레를 떨며, 애써 실망스런 기색을 감추고 이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었다.

 

딱! 그때, 메일이 왔다.

 

한 오후 7시는 됐을 것이다. 발표평가 통과, 최종지원선정 예정자! 이렇게 왔다.

 

그 고등학교 친구들 중 건우도 있었고, 윤섭이도 있었다.

 

걔네도 같이 오들오들 떨고 있었는데, 끌어안고 오늘은 소고기를 먹자며 고기를 사러 갔다.

 

살면서 정말 행복했던 기억 몇가지를 꼽아보라면, 그때 그 날이 들어갈 것 같다.

 

 


 

그렇게 우리는 중기부에서 지원을 받게 되었다.

 

돈이 생겼지만, 이게 정부지원금이라서 완전한 현금처럼 사용할 수는 없다. 

 

그래도 그게 어딘가! 돈이 생겼다는 기쁨보다

 

우리가 지금까지 고생하면서 만들었던 활동과 계획이 인정받았다는 사실이 더욱 기뻤다.

 

자신감이 생겼달까.

 

우리가 여기까지 별 힘듦 없이 올 수 있었던 것은, 정말 좋은 작가님들을 만났기 때문이다.

 

1차 전시였던 休 전시회에 참여했던 모든 작가님들,

 

2차 전시 愛 전시회에 이제 함께할 모든 작가님들까지

 

우리를 믿어주고 작품을 걸어주시는 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리고 우리 팀원들.

 

2천만원이 아니라 200억을 벌어서, 얼렁 스톡옵션을 행사해 줄 수 있게 더더 열심히 하겠읍니다.

충성충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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