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해, 푸른 노을', 53x46cm, 이연지

 

앙상한 푸른 나뭇가지들이 해를 살며시 가리며
그 앞으로는 한 여인이 정면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위의 그림과 상반되면서도 비슷한 느낌을 주고 싶었습니다.

달의 고요함과 평화, 53x46cm, 이연지

 

이번 전시회의 주제인 休(휴)의 모습을 본떠서
사람과 자연이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있는 그림을
그려보았습니다. 달과 나무 그리고 파도치는 바다가 특징입니다.

 

<Because you know me deeply,>


‘왜 이렇게 힘들지, 왜 자꾸 피곤하지, 도대체 뭐가 문제지?’

좋아하는 곳에 가도, 맛있는 걸 먹거나 충분히 잠을 자도, 무엇을 해도 쉬는 것 같지가 않았다.
무엇이 나를 괴롭히는 건지 알고 싶어, 나는 깊은 곳으로 질문을 던졌다.
계속 깊게, 더 근본으로.
그리고 이내 하나의 문장을 발견했다.
그것은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것이었다.
‘아무도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아.’

그러니까 나는 누군가가 나를 알아주었으면, 다정히 내 마음을 물어봐 주었으면 했다.
내가 원하는 만큼, 그 상대적인 양이 채워지지 않아 나는 외로웠고, 그만큼 쉬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나를 가장 사랑하는 누군가가, 그 다정한 이가 내게 말했다. 
이 또한 하나의 문장이었다.
“내가 너를 잘 알아.”

맞아. 당신이 있었지. 나는 왜 또 혼자라고 생각했을까.

저 문장에 기대어 많이, 참 많이도 울었던 그 날, 나는 비로소 깨달았다.

 

누군가를 잘 안다는 말은, 그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말이라는 것을.

그래서 괜찮아졌다.

나는 사랑을 받고 있으니까, 이제 쉴 수 있을 것 같아서. 다시 충분히 쉴 수 있어서.

 


with the one who knows me deeply (part1), 29.7x42.0cm, 이아름


with the one who knows me deeply (part2), 29.7x42.0cm, 이아름


with the one who knows me deeply (part3), 29.7x42.0cm, 이아름


 

Tear, 60x60cm, digital drawing

 

구상할 때 눈물은 그릴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정신차려보니 그림도 울고 저도 울었습니다.

Hear, 24x32cm, drawing on paper

힘없이 쳐진 걸까요 무언가를 듣고 있는 걸까요

Nona, 42x60cm, 3D pen drawing

 

진정제를 먹고 멍해질 때 느껴지는 것들을 그렸습니다.

About Death - Goat, 15x15cm, acrylic on canvas


About Death - Flower, 15x15cm, acrylic on canvas


About Death - Bird, 15x15cm, acrylic on canvas


포유류, 식물, 조류는 모두 형태는 다르지만 살아있는 생물이다. 

부정적이나 긍정적인 상징들도 전부 인간이 부여한 의미일 뿐, 본질은 해당 대상만이 알고 있다. 

과연 인간이 그들에게 죽음을 부여할 자격이 있는지, 

죽음이 오히려 그들에게 안식을 주는 것은 아닌지 고찰해보자.

 

416, 100x100cm, acrylic on canvas

 

이 그림은 2014년 4월 16일에 있었던 세월호 사건을 추모하는 그림이다. 
그림의 가운데를 향해 거대한 바다가 소용돌이 치고 있다. 
점차 바다는 소용돌이때문에 더 높게 치솟을 것이고 결국엔 하늘에 다다르게 될 것이다.
중간중간 보이는 흰색의 파도들은 학생 한명한명의 영혼을 뜻하며 가운데를 향해 달려가 친구들과 다 같이 만나는 것을 의미한다. 
모두들 그리웠을 친구를 만나 바다가 아닌 하늘에서 편안히 쉬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그림을 그렸다. 

이 그림으로 인해 세상에 따뜻한 바람이 불고 세월호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세월호 사건과 피해자들을 진심으로 추모합니다. 


바람이 불어요.

여느 때보다 짙은 바다 내음이 코를 찌르네요.

손 뻗으면 닿을 거리에 있는 인어는 저를 보고 울듯이 웃어요.

인어는 너무나도 아름다워요.

그런데 어째서 이런 감정이 드는 걸까요.

가슴을 누가 짓밟고 있는 거 같아요.

목에 커다란 알사탕이 걸린 거 같아요.

입에선 짐승이 울부짖는 소리가 나요.

눈이 너무나도 뜨거워요.

뺨을 타고 따뜻하고도 차가운 물이 흘러내려요.



발버둥 치는 인어는 구할 수 없어요.



아아, 고래가 됐나 봐요.

아아, 천사가 됐나 봐요.

아, 별이 됐나 봐요.



어쩐지 너무 아름답더라고요. 





- 글, 윤수정 -  

 


휴식의 얼굴, 183x73cm, oil pastel on canvas

 

사람마다 휴식을 취하는 얼굴은 모두 다르다. 

쉬는 도중 힘들었던 얼굴이 밝게 피어나 미소를 싹 틔우기도,

걱정이 가시질 않아 얼굴에 침울함이 가득하기도,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 얼굴에 생각이 묻어나기도,

그동안의 고난을 씻겨내며 펑펑 울기도,

또 앞으로 더 힘내자는 각오를 하는 절망과 희망 사이의 얼굴을 띄기도.

쉬어간다는 것, 누군가에겐 편하고 걱정을 덜어내는 시간이지만 누군가는 오히려 걱정을 더 짊어지고 쉬지를 못한다. 

휴식이 사람이라면 어떤 얼굴을 가졌을지를 상상하며 그렸고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는 다양한 표정을 겹쳐 두었을 때에 비로소 휴식의 초상이 보일것이라 생각하여 나이, 성별, 헤어스타일 등등 모두 다른 사람들의 얼굴을 겹쳐 그렸다. 



짧은 호흡에
조금은 길게 마시는 들숨,
비교적 소리가 큰 호흡과
너무 짧아 특이하게만 느껴지는 날숨.
 
모든 것을 다 헤아리기엔
그들은 다 다르게만 살아와서
이해보단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게
시간 낭비가 아닐 때도 있다.
 
다들 하나의 숨과
매연을 섞어가면서 살아가고,
일상 중에서 지어질
찰나의 움직임은
그대로 박제가 될 거예요.
 
그 박제물들을 그대로
종이에 기록해 둔 채로
온전히 기록을 받아들이면서
숨을 내쉴 거예요.
 
-숨
 
 
-[김현중]

휴식의 얼굴 2, 100x100cm, mixing ingredients on canvas

 

나의 표정에서
모난 곳을 찾으려고 하면
그곳에 그들은 없다
 
원하던 숨을 얻기 전에
지었던 울상은 그대들이 보기에도
얄궂고, 설렘을 태우는 일일 것이 뻔해서
여러 가지 꿈을 섞은 뒤,
날 숨기고 모두에게
내 휘어진 모습을 내비쳤다
 
꿈속을 기대하며 걸었더니
잠들어가는 머리는 몽롱함에 취했다
그 속에선 한두 개씩 덧칠했던 선들이
휘어져 보인다
 
다른 몸의 꿈은
어떤 색상으로 칠해진 하늘일까
외롭지 않게 방 안을 꾸며놨을까
아니면 꿈을 시작하기도 전에
너무 많은 선으로 검게 칠해져있을까
 
가볍게 잠드는 날엔
하늘은 하늘색이었고,
그렇지 못하고 잠드는 날에
하늘은 보라고, 검기만 하다.
 
-꿈, 표정
 
 
-[김현중]

 

<염서정 작가님>

 

‘집의 단면’ 시리즈는 (보통 똑딱이라고 불리는) 자동 필름카메라로 남겨오고 있는 작업입니다. 
어느 순간부터 집에는 나와 내 가족이 함께 머무는 공간, 그 이상의 의미들이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나 자신과, 나와 가장 친밀한 사람이 함께 살고 있는 공간의 면면들은 그야말로 나와 우리의 삶, 그 기저에 있는 것들을 보여줍니다. 작업을 진행하며 종종 ‘단단한 안정’이나 ‘상쾌한 쉼’이란 단어들을 떠올렸던 것은 이 단어들이야말로 사진에 담긴 집에 사는 동안 가장 피부로 느꼈던 개념들이었으며, 집은 나의 내면을 형상화 시켜 놓은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그러하기에 이 작업의 이름을 ‘집의 단면’이라 이름 붙였지만 방의 단면, 삶의 단면 혹은 내면의 단면과 같은 말들로 바꿔 불러도 괜찮을 것입니다.

본인이 들어있던 가장 친밀한 공간, 그 일부를 ‘집의 단면’으로 조각내어 이렇게 전시합니다. 이 작업을 보노라면, 마치 제가 삶을 여러 조각으로 흩어버리는 듯도 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삶의 조각들은 모두 모아보면 결국 하나를 이루게 마련이니까요. 바야흐로 팬데믹 상황이라는 시절을 지나며 너무나 당연했던 집이라는 공간, 그 당연한 집(일상)의 풍경을 공유하면서, ‘삶’이라는 큰 단위에서 보았을 때 결국 하나의 단면으로 지나가게 될 지금의 순간들을 말해보고자 합니다. 삶은 본디 고통이지만 동시에 쉼과 안식은 어디서나 만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집의 단면 챕터원_#032021, 42x59.4cm, 염서정 


집의 단면 챕터원_#102019, 12.1x17.1cm


집의 단면 챕터원_142020,18.2x25.7cm


집의단면 챕터원_#202021, 42x59.4cm

 

<박진호>

휴식은 모두에게 주어진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현실을 잠시 내려놓고 모두의 마음 한 켠에 있는 꿈과 상상을 펼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몽상>

몽상, 4921x7016px, graphic art 

 

상상 속 짙은 안개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고래, 몽상에 이끌리는 모습을 빗대어 표현하였다

 

<서로 다른 달>

서로 다른 달, 4961x7016px, graphic art

 

많은 이들이 현실에 묶여 있지만 끝없는 우주처럼 펼쳐진 어릴 적 상상, 동심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갇힌 공간>

 

갇힌 공간, 7016x4961px, graphic art

 

자유를 박탈당했지만 그 안에서 순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표현하였다.

 

<Bear>

Bear, 4961x7016px, graphic art

 

차가운 곳, 빛에 의지한 채 나아가며 희망을 잃지 않는 모습을 표현하였다.

 

 

<Star>

Star, 4961x7016px, graphic art

 

흩어지고 부서질 때가 가장 아름다운 것

 

 

<Moon>

Moon, 4961x7015px, graphic art

 

복잡한 빌딩숲을 멀리서 보면 별처럼 화려하게 보이는 모습이 떠올리며 당장의 복잡하고 힘든 일상도 화려한 별이 될 것이라는 마음을 담은 작품이다.

 

저 멀리, 53x45.5cm, acrylic on canvas

 

우리의 마음은 우주처럼 넓고 바다와 같이 깊습니다.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눈을 감고 자신의 감정에 집중해 보세요.

광활한 하늘을 자유롭게 나는 새들처럼 날아가 보세요.

여러분의 일상에 얽매여있는 여러가지 짐들을 내려놓고 

목적지 없는 여행을 떠나보세요.

마지막엔 분명 행복이 있을거에요.

<박소연>


우리는 저마다의 휴식이 있다. 각자 추구하는 삶의 방향성과 같이 쉬고 싶은 방향 또한 다양하고 새롭다. 나가서 노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방구석에 박힌 사람, 몽상가 그리고 여행가 등. 그 중에 작가의 휴식을 정의하자면 몽상가와 방구석에 박힌 사람일 것이다. 나만의 다양하고 끝없이 쏟아져 나오는 생각들을 정리하기엔 끝이 없으므로 나갈 시간도 아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고민거리 또한 많은데, 이런 것들을 취미생활을 하며 씻어 낸다. 가끔은 친구들을 만나며 대화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가지만 대부분은 코로나가 전파되기 전에도 외출보다는 자택에서 무엇인가를 만들며 놀고, 영화나 웹툰 등을 보았다. 취미가 너무 많아 문제라고 할 수 있다면 문제가 되는 작가의 삶엔 큰 변화가 없지만 대다수가 이로 인해 답답함과 불편함을 껴 안고 지내고 있다. 그래서 이 작품들을 통해 작가의 상상을 보여주며 그 감정들을 생각하지 않게 하고 싶었다. 작품들을 보며 상상의 가지들이 뻗어나가 잠시나마 이 현실을 벗어나 허공의 나래를 펼치길..
우리만의 휴(休). 그 것을 눈과 마음으로 그림을 관찰하기 바란다.

2021/03/02 – Instagram ID @goowlyeon

 

 

 

<오로라 속의 낚시터>

 

오로라 속의 낚시터, 73x50cm,  oil on canvas

 

외출이 자제되는 요즘, 종종 여행을 가는 상상을 하며 불만족스러운 것들을 채워 넣는다. 여행도 가고 싶고 낚시도 하고 싶은 두 가지 마음이 공존하는 곳을 만들며 나만의 휴식을 취하려 한다. 텐트를 치고 오로라가 넓게 펼쳐진 광활한 하늘에 떠다니는 고래와 메기들. 평소에는 보기 어려운 것들과 같은 공간에 있는 것 조차 상상의 첫 번째 발돋움이 아니겠는가.

 

<불멍>

불멍, 65x50cm,  oil on canvas

 

최근 들어서 ‘불멍’이라는 키워드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너도나도 불멍을 취하며 고민거리와 마음의 안정을 취하며 오로지 자신의 생각에 몰두하게 된다. 양초 주변에 주마등처럼 적막한 나만의 장소에서 생각에 빠지며 스쳐 지나가는 것들을 그려본다. 우리가 초를 피우는 때는 주로 언제였는지, 사람의 죽음에 관하여 생각하며 국화꽃 두 송이를 그린다. 자유로운 생각들이 날개를 달고 돌아다니길 바라며 조그만 날개도 그림 속에 넣어둔다.

 

<사족보행 힝둥새 타기>

 

사족보행 힝둥새 타기, 45.5x38cm,  oil on canvas

 

가끔은 생각 나는 대로 그리는 것이 좋다. 
[만약]이라는 단어를 취해 줄기를 타고 이동하며 서로를 이어 붙여 보았다. 
1. 만약 새가 날개를 손처럼 쓰고 네 발로 걷는다면 어떨까. 
2. 촉수 같은 것이 나와 눈을 감고도 촉감으로만 이동할 수 있다면 어떨까.
3. 네 발로 기어가는 것이 마치 아이들이 타는 놀이기구 형태를 띄는 것 같다.

 

<누에고치의 부화>

 

누에고치의 부화, 45.5x38cm,  oil on canvas

 

현실 불가능 한 것을 현실화하고 싶은 마음에 그렸다. 누에는 태초에 알에서 누에고치가 되어 적당량의 기간 후에 누에를 뜯고 나와 날개를 피며 우리가 아는 나비나 곤충이 된다. 하지만 이 변태 과정을 거쳐가는 걸 함축해서 ‘누에고치에서 날개가 돋았다.’라는 설정을 하며 움직임을 그려보았다.

 

잠수,53x65cm, thread on canvas

 

 

그동안의 사람들과의 추억, 갈등, 행복, 증오들이 이 물 위에 떠있다.

얽히고 설킨 인간관계 속 잠수해있는 모습이다.

휴식을 취하면서 당신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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