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싹을 틔웠나 보다

삶은 검은 낱말로 몰아치고

필자의 이름을 가진 당신은 독자로

더러는 숨 쉬고 싶을까 봐

더러는 눈 감고 싶을까 봐

 

-그래서 쉼표는

 

#2

나뭇잎 틈 새를 비추는

따스한 태양빛 끌어안고

게으른 선잠에 들게 되면

조금은 행복한 꿈을

당신은 꾸게 될까

 

-요람

 

#3(Main)

온 세상이 삼월 빛 물들어가고

이 곳의 앞에 선 당신이 있어

나 이해할 수 없는 방법으로

당신이 줄곧 달려왔음을 알아

 

사랑스러운 꽃잎 넌 말이 없어도

네게 사로잡혀 멈춘 발걸음 있어

아무 말도 않을 때 더 많은 말을

해줄 수 있다면, 느낄 수 있음을 그대

 

알게 됐으면

 

-삼월의 침묵

 

#4 

멈추어 있기만 하며 살아가는 삶은 없어

멈추지 않으며 살아갈 뿐인 삶도 없어

 

#5

청춘의 경화수월에 혼을 빼앗겨도

분명 지금 뿐인 때가 있겠지

 

#6

한 송이 꽃이 피어나기 위해

흙도, 물도, 저 하늘의 빛도

하나라도 부족하면 피지 않아

당신의 꿈도, 희망도,

넘어진 상처도

 

#7

우리는 단지 지나온 길도 여전히 알 수가 없으니까

잠시 네 발걸음 멈춰 세우며 머물러도 좋다 말할 수 밖에

 

#8

삶은 철새와도 같아 나로서는 그 노선을 알 수가 없다

허나 향하고자 하는 당신에게 나는 그저 횃대로 충분하길

 

#9

지나온 어제엔 보다 큰 믿음을

달려갈 내일엔 보다 큰 의지를

그 한가운데의 오늘은 조금은 안온한 밤을 향해

 

#10

앞으로 떠나가게 되어도 다시금 멈춰서게 되어도

그것도 당신이니까 걱정하지 말아줘

 

#11

몇 번을 헤매여도 좋아

빛나는 단 한 순간을 위해

 

#12(Main

당신은 가로 실, 얼마나 풀릴지 몰라

나는 세로 실, 매듭을 짓게 될지 모른데도

제 마음대로일 뿐인 우리가 겹치게 되면

사람을 따스하게 할 면이 될지도 몰라

 

-연

 

#13

숨 돌리는 쉼터에 다다랐다면 네게 묻고 싶어

앞만 보고 달린 그 곳이 어디든 무얼 알게 됐느냐고

 

 

 

#14(Main)

내일 당장 죽어버릴지 몰라

모두 없던 일이 될지도 몰라

그럼에도 이에 따른 주저함이

만개한 오늘의 이유가 됐다면

공백의 의미는 무의미가 아니었으니

그래, 사실은 이런 노래를 하고 싶었어

 

-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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